사랑은 배워야 할 감정입니다
- 저자
- 월터 트로비쉬 지음
- 출판사
-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IVP) | 2007-05-10 출간
- 카테고리
- 종교
- 책소개
- 사랑 앞에서 주저하는 젊음을 위한 편지데이트와 결혼에 관한 강의...
사랑은 배워야 할 감정입니다 (2014.12.12.).pdf
예전에 읽은 책인데 여기저기 자료들 정리하다가 기록해 둔 걸 이제서야 발견했다.
읽은 날: 2014.12. 12.
정리한 날: 2015.8.29.
예전에 읽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안 읽었던 것 같기도 하다..만. 읽고 나니 처음 읽는 기분이다.
많은 관계들이 실패하고, 좌절과 고통을 겪으며, 심지어 많은 결혼 관계가 천박함과 난파 상태에 이르고 마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고통 없이도 사랑이 자랄 수 있고, 아픔 없이도 사랑이 그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 말입니다. 사랑과 고통은 서로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 필요 조건이 되는 관계입니다. (p24)
사랑.. 어렵고 힘든 과정을 함께 하는 것.
결혼 생활에서는 더 이상 '네 것', '내 것'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대신 '우리 것'으로 합하여 부릅니다. '우리'라 말할 때 거기에는 언제나 희생과 포기가 깊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배우자가 일하러 갈 때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을 포기하는 것. 가족의 유익을 위해 자유 시간과 혼자만의 계획을 포기하는 것. 결혼 전 혼자 누릴 수 있었던 즐거움을 포기하는 것. 자녀들을 위해 기쁨으로 희생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힘겨운 희생, 즉 늘 품안에 있던 자녀들이 세월이 흘러 독립하여 자기 길을 걸어가기 시작할 때 그들을 포기하는 것. (p28)
혼자가 편한데.. 편한데..라는 걸 많이 경험하고 있는데, 그래도 함께하는게 좋다. 이유는.. 글쎄.. 글쎄.. 그냥..!?
이십대에 나는 불어권 카메룬 지역에서 약 2년 동안 교사 자격으로 선교사 생활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우체국에서 편지 꾸러미를 받았는데 그 중에서 단연 나의 관심을 끌었던 편지가 있었습니다. 바로 독일 루드비히샤펜의 5,000명 가량의 교인이 모이는 교회의 젊은 목사가 보낸 작고 푸른색 항공 편지였습니다. 그는 나에게 청혼했고, 우리는 1951년 10월 15일 각자 서로 다른 대륙에서 약혼식을 했습니다. 그 날 저녁, 나는 우체국에 딸린 오렌지나무 숲으로 걸어갔습니다. 아프리카의 달밤과 오렌지꽃 향기는 자뭇 낭만적인 분위기를 풍겼습니다. 그러나 내 마음은 갈피를 못 잡고 있었습니다. ‘약혼을 이런식으로 해도 되는 것일까?' 게다가 우리는 그 사실을 비밀에 부치기로 했습니다. 결혼 날짜를 언제로 잡아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마침내 기다림의 끝이 왔습니다. 여러 선교사님들이 크리스마스 휴가를 맞아 자녀들을 데리러 오면서 우리 선교사의 특별 모임이 열렸습니다 그곳에서 나는 동료들에게 약혼 사실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투표를 통해, 한 학년이 끝날 때 내게 휴가를 주기로 결정했습니다. 내 동생은 웨딩드레스 본과 비단, 무늬가 있는 얇은 모슬린을 보내 주었고 토요일 오후 행복에 젖어 몇 시간씩 내 웨딩드레스를 박고 장식 했습니다. 당시에는 전기가 없었기 때문에, 작은 휴대용 재봉틀을 직뭇접 손으로 돌리면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드레스가 완성 되었을 때 학생들 앞에서 시범으로 그 드레스를 입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25년 후 내 딸이 캠브리지 대학교에서 그 웨딩드레스를 입었습니다.) 드디어 학년의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내 여행 가방 다 꾸려져 있었고, 느곤데까지 따로 부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나는 느근데에서 샤드의 포트 라미까지 가는 비행기를 탄 다음 거기서 야간 비행기를 타고 파리까지 갈 예정이었습니다 프랑스 비행기를 타는 순간 일종의 문화 충격을 느꼈고 그렇게 친숙하던 아프리카 사람들의 얼굴이 주변에 없음을 있습니다. 차갑고 약간은 거리감이 느껴지는 ‘백인의' 세계로 들어서고 있었던 것입니다. 우아한 비행기 안에서 내 자리를 찾아 앉으며 나는 잠시 몸을 떨었습니다. 때쯤이면 나에게도 찾아오리라 기대했던 마냥 고양되는 느낌, 심지어 자신감은 모두 어디로 간 것이있을까요? 그 날 밤, 비행기가 사하라 사막을 건널 때 나는 도통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유럽에서 기독교 결혼 상담 영역의 선구자인 테오 보베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처음에는 사랑할 사람을 선택합니다. 그 다음부터는 선택한 사람을 사랑하는 겁니다. 온전히 느낄 수는 없었지만 내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틀 후 파리에서 독일의 카이저슬라우테른으로 가는 주간 열차 이등칸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 열차에서 내리면, 2년 동안 만나지 못했던 한 남자를 만나게 되리라. 나와는 다른 언어를 말하고, 다른 유산을 물려받은 한 남자를. 제2차 세계대전 때 그는 저쪽 편에서, 우리 오빠 둘은 이쪽 편에서 싸웠습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전쟁의 상흔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때는 1952년 5월 15일이었고, 우리는 2주 후 만하임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습니다. 내 손가방에는 아직 열어보지 않은 파란색 편지가 여권 옆에 얌전히 들어 있었습니다. 편지 봉투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열차를 탈 때까지는 열어 보지 않기.'' 내 좌석 칸에는 나 혼자 타고 있었고, 드디어 나는 편지를 냈습니다. 월터의 큼직하고 또박또박한 독일어 필기체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나는 편지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자랑하는 잉그릿, 지금 이 시간은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시간이 아닐까 싶어요. 이제 몇 채 몇 시간 후면, 당신은 어떤 한 사람을 만나게 되겠지 지금까지까지 만났던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말이지요. 당신은 그 사람을 만나 삶을 함께하게 되겠지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빚어져 왔는지가 당신의 전 인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요. 그래서 이 만남이 더욱 특별한 것입니다 당신이 만나게 될 사람은 사람입니다. 하나님이 아니지요. 결점도 많고 약점도 많은, 자신과 끊임없이 싸우는 사람입니다. 그는 당신의 우상이 되기를 원치 않습니다 그저 있는모습 그대로의 자신이 되고 싶을 뿐이죠. 그리고 있는 모습 그대로 당신의 사랑을 받고 싶어합니다 당신이 만나게 될 사람은 남자입니다. 이 말은, 적어도 처음에는 그가 자기의 가장 깊은 감정을 숨길 거라는 의미지요. 왜냐하면 그런 걸 드러내는 것은 남자답지 못하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러면서도 그의 마음은 이 순간의 황홀함에 흠뻑 빠져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오히려 이 만남이 아주 일상 게 떠오르는 현실적인 일들에 관한 대화로 훌쩍 넘어가 버릴 겁니다. 그런 대화 소재가 있다는 데 안도하면서 말이죠 서 말이죠. 그는 깊은 내면의 감정을 숨기려고 애쓸 것이고 그게 성공하면 자못 뿌듯해 할 겁니다. 남자들이란 그렇게 어리석습니다. 그러니 그런 그의 태도에 속으면 안 됩니다. 그의 진실이 무엇인지 아는 것은 당신이 어떻게 바라보고 인식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늘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다만 당혹스러운 첫 순간을 잘 넘겨보려는 것일 뿐, 당신이 오직 그만의 사람이 되는 호젓한 곳에서는 자기의 감정을 솔직하게 보여 줄 수 있습니다. 당신 말고는 그가 자신을 그렇게까지 열어 보여 준 상대가 없었습니다. 그가 당신과의 만남을 생각할 때 떨리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지요. 당신이야말로 자신의 속내를 다 보여 줄 만한 사람이라는 걸 아는 것이죠. 하나님께 자신의 속내를 다 열어 보여 드렸듯이…. 그래서 떨리긴 하지만 그만큼 거룩한 기쁨에 젖어 있습니다 그런 상대가 존재한다는 데서 오는 기쁨 말입니다. 그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는 당신을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로서는 그렇게 결심하기 어렵지 않았지요. 왜냐하면 다른 사람한테는 절대로 그럴 수 없을 것임을 알고 있으니까요 그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는 자신을 당신에게 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또한 이 만남 이후로는 자신이 예전과는 다른 사람이 될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다른 누군가가 그를 변화시키는 건 바라지 않지만, 당신에게서는 그런 일을 기대합니다. 그는 당신 앞에서는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그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는 자기에게 있는 모든 것을 당신에게 주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은 그에게 많은 것을 주셨습니다. 그것을 당신에게도 줄 수 있기에 그는 무척 행복합니다. 그는 무엇이든 혼자 갖기를 원치 않습니다. 자신의 사역 속에서 다른 사람들을 향한 섬김 속에서 일속에서 그는 당신의 마음을 사로 잡고 싶습니다. 열차가 몇 번 더 정차하고 나면, 그가 당신 앞에 서 있을 것입니다. 침착하고 평온한 마음을 가지세요. 하나님이 우리 인생에 허락하신 가장 멋진 시간은, 우리가 침착하고 고요한 마음을 유지할 때 더 큰 능력을 발휘한답니다.
책의 마지막 즈음에 있던 이야기인데 빼놓을 수가 없어서 길지만 적었다.
처음에는 사랑할 사람을 선택하지만 그 다음에는 선택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
나의 모든 것을 드러낼 수 있기에 긴장하며 떠는 사람.
하나님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걸 알아줬으면 하는 사람.
우상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걸 알아줬으면 하는 사람.
결점도 약점도 많아서 싸워가는 사람.
이런 사람이라는 걸 생각해주는 사람.
피차 마찬가지로.
서로가, 모든 사람이 이렇다는걸 기억하며 살아야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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