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보는 폴 투르니에의 책.
몇 년에 쓰여진 책 인지는 안 나온다;
1. 인생의 사계절
인간에 대한 연구가 무척 흥미로우면서도 까다로운 이유는 인간이 두 세계, 즉 자연 세계와 초자연 세계에 동시에 속해 있기 때문입니다. (p18)
이렇게 볼 때, 우리가 머리로 구별 지어 서로 대립한다고 생각했던 자연과 영혼은 하나님의 뜻이라는 개념 안에서 하나가 되어 조화를 이룹니다. 하나님은 자연을 다스리십니다. 그분 뜻대로 자연을 움직이십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자연 뿐만 아니라 인간도 다스리십니다! 인간의 자연적 삶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 전체를 다스리십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은 인간의 본성과 자연적 삶을 넘어서 인간의 모든 면을 다스리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인간을 연구할 때 몸과 영혼, 자연과 영 같은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인간의 참모습,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인간의 삶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의 인생사,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그의 부단한 모습에 주의를 모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의 인생 이야기 속에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p21-23)
성경 어디에도 인간을 추상적으로나 교리적으로 다루는 부분은 없습니다. 성경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여러 사람의 이야기 말입니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인생 어느 순간에 일어나는 사건입니다. 성경이 보여 주는 인간은, 인생을 살아가되 갈등의 한복판에서 힘과 열정에 사로잡혀 행동하는 인간입니다. 그들은 타인과 만나는 인간이며, 그 어떤 만남보다 인격적인 하나님과의 만남을 경험하는 인간입니다. 그들이 만나는 하나님은 철학자들의 말처럼 멀리 떨어져 있는, 무한한 부동의 신이 아닙니다. 그분은 살아 계셔서 행동하시고 응답하시는 하나님, 세계의 역사와 개인의 역사에 모두 간섭하시는 하나님입니다. (p27-28)
→ 인생은 이런 저런 이야기의 연속
2. 봄에서 여름으로
각 성장의 단계마다 특유의 욕구와 충동이 있으며, 그 욕구와 충동은 각 단계에서 “해소”되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각 단계의 욕구와 충동이 충족되어야 다음 단계의 욕구와 충동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p33)
카를 융이 제시한 통합이라는 개념은 인간의 충만한 삶에 대해 좀 더 섬세하고 풍성한 시각을 제공해 줍니다. 융은 청년에게는 절대적인 경향이 있다고 말합니다. 청년은 인생을 볼 때 흑백 논리로만 봅니다. 빛만 있고 그늘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둘 다 존재합니다. 선이 있으면 악이 있고, 정의로운 사람이 있으면 사악한 사람이 있게 마련입니다. 이런 이유로 청년은 자기 마음에 들지 않거나 수치스럽게 생각되는 것은 무엇이든 무의식 속에 억압해 버립니다. 그래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조차 알지 못한 채 지내기도 합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충동뿐만 아니라 몸의 작용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처리해 버립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깨닫게 됩니다. 이 세상에서 선과 악은 서로 분리할 수 없을 정도로 뒤섞여 있으며, 아무리 선한 사람이라도 흠이 있고 아무리 악한 사람이라도 미덕을 가지고 있음을 말입니다. 자기 안에도 선과 악을 비롯한 인간의 온갖 모습이 있고, 가지고 싶었지만 가지지 못한 모습과 버리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한 모습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이 “어두운 부분”을 포함한 자신의 모습 전체를 받아들여야 충만한 삶에 이를 수 있음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p36-37)
→ 정말 이런 것 같다. 살면서 많은 사람을 보면서, 나를 보면서 사람 안에는 선과 악 둘 다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것 같다. 또 버리고 싶지만 버릴 수 없는, 갖고 싶지만 가질 수 없는 모습이 있다는 것도 깨닫는 것 같다.
성경의 인물들은 하나님과 싸우면서 성장했습니다. 하나님과 밤새도록 극적인 씨름을 벌인 야곱은 아침이 되었을 때 서 있기조차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새롭게 변화된 사람이 되어 일어났고, 인생의 새로운 계절로 들어섰습니다. 하나님의 진노로부터 소돔 성을 구해 달라고 간구한 아브라함도, 불타는 떨기나무 앞에서 주님을 붙잡고 말다툼을 벌인 모세도, 예루살렘 성의 멸망 소식을 전하지 않으려 했던 소심한 예레미야도, 세 번이나 예수를 부인한 베드로도, 다메섹을 향해 가던 바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다른 모든 용감한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실로 그들은 참인간이었습니다! 그들은 자신을 변호할 줄 알았고, 쉽게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그들이 하나님께 의탁했다는 것은 어린아이가 부모의 호의를 얻기 위해 의존하는 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그들이 보여 준 의탁은 남자다운 용기에서 나온 행동이었습니다. 그 결과, 그들은 충만한 인간이 되었고 인류 역사가 새로운 계절로 진입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었습니다. (p50-51)
3. 기독교, 자유인가 구속인가
성경의 위대한 인물들을 다시 한 번 살펴봅시다. 어떤 사람들이 보입니까? 살인자, 거짓말쟁이, 질투에 눈먼 자, 배반자, 속물, 간음한 자, 반역자, 창녀들입니다. 제 말을 오해하지는 마십시오. 제가 죄를 옹호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성경이 제시하는 신앙은 도덕 체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성경의 신앙은 뜨거운 마음으로 하나님과 그분의 은혜를 구하는 것입니다. 도덕주의는 자기 자신만을 추구하고 자신이 선과 악 모두 알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게 합니다. 도덕주의는 실수할 만한 모든 상황을 양심의 가책과 자기 억제의 힘을 동원해 피해 보려는 시도입니다. 율법주의 논리의 끝은, 하나님도 그분의 은혜도 필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p58)
→ 잘못하지 않으려고, 틀리지 않으려고 애쓰기 전에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자.
자연이 우리에게 보여 주는 것처럼, 하나님은 다양성을 좋아하시는 분입니다. 그분은 수백만의 동식물을 서로 다르게 만드셨고, 사람을 만드실 때도 믿지 못할 정도로 다양하게 만드셨습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하나님께 더없이 소중하며, 각 사람은 고유의 성격과 독특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최초의 다양성, 즉 사람이 타고난 재능과 유전적 기질 위에 인생의 사건들이라는 두 번째 다양성이 덧붙여집니다. 이 사건들은 우리의 개성 형성에 기여하고 나아가 우리가 나아갈 길을 보여줍니다. 다시 그 위에 세 번째 다양성, 즉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아 인생의 목적과 의미를 보게 하고 인생의 방향과 소명을 찾게 해주는 내적 인도가 덧붙여집니다. 모든 사람이 이 내면의 소리를 듣습니다. 이런 이유로, 우연에 맡기고 나아가면 된다거나 다른 사람의 발자국을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분명히는 모르지만, 어떤 목적지로 이끌어 줄 나만의 길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는 어둠과 빛이 교차하는 길을 순종과 실수를 반복하며 찾아 갑니다. 그렇게 순종과 실수를 거쳐 돌아볼 때 비로소 개인의 인생에 일어난 사건들에 담긴 의미가 드러납니다. (p77-78)
그는 온 인류의 죄를 상징하지만, 그럼에도 하나님의 구속 계획을 성취하는 데 맡은 역할이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유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하는 일을 속히 하라”(요13:27).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것은, 한 순간의 그릇된 판단으로 길을 잘못 들어 인생을 망쳤다고 생각하며 절망하는 분들이 있다면, 이 말씀으로 마음에 위로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입니다. 아무도 하나님의 뜻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아무리 많은 실패를 했다 해도, 어느 때든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찾을 수 있습니다. (p78-80)
4. 인생의 성취
젊었을 때는 현실에서 부족한 것을 미래에 채울 수 있다고 스스로 속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만간 우리는 꿈에서 깨야 합니다. 한 가지 목표를 이루고 나면 이루지 못한 다른 열 개의 목표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인생의 부족감이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커져만 갑니다. 우리는 이룰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합니다. 만족이 있으면 환멸도 있기 마련입니다. 성공이 있으면 반드시 실패도 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는 실패가 성공보다 더 풍성한 열매를 맺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됩니다. 실패는 우리의 가치 체계를 재검토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가치 체계의 재검토야말로 곧 이어지는 노년기의 법칙이기 때문입니다. (p83-85)
5. 여름에서 가을로
6. 인생의 의미
201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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