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토지공개념/작성한 기사

대안의 시작은 모여 사는 것부터!


뉴스앤조이


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208957




대안의 시작은 모여 사는 것부터!


청년주거빈곤의 대안 모색: ⓷ 밝은누리 인수마을



희년함께와 기독청년아카데미는 마을 공동체와 공유 주택 탐방을 공동 기획했다. 20여 명의 참가자는 '해방촌 빈집',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의 '민달팽이집', '우리동네사람들'에 이어 '밝은누리 인수마을'을 방문했다. - 글쓴이 주




“모여 사는 이유가 뭔가요?”


질의응답시간이 길었던 이번 탐방에서는 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모여 사는 이유가 뭔가요?”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거의 모든 질문은 이 물음에 맞닿아있었다. ‘여럿이 모여 살면 사생활이 없을 것 같은데’, ‘모여 살기 위해서는 긴 통근 거리도 감수해야하고’, ‘모여 살면 경제생활도 불편해지지 않을까?’ 여러 가지 제약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왜 같이 살고 있는 것일까? 



“모여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밝은누리 인수마을은 1991년에 청년들이 모여 살면서 시작되었다.(그동안 ‘아름다운마을공동체’라는 이름으로 활동해왔다가 2017년부터는 이름을 ‘밝은누리’로 바꿨다. 농도상생마을공동체운동을 토대로 하여 한반도 생명평화공동체 운동을 하고자 한 뜻을 담았다고 한다.) 이들이 모여 산 이유는 영성훈련을 위해서라고 한다. 홀로 살아가는 영성과 더불어 살아가는 영성이 두루 훈련되어야 할 필요성을 느꼈던 것이다. 이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기르면서 흩어져 살게 되었는데, 떨어져 살다보니 모이기가 힘들어졌고, 공동체를 떠나서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따라 살기가 어려웠다. 대학을 졸업한 이후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자주 만나기조차 어려워졌다. 자연스러운 변화였으나 일주일에 한 두번 만나게 되니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따라 살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모여 사는 것의 중요성을 배웠다. 


이후 결혼하지 않은 청년과 결혼한 가정이 마을을 이루며 살았고, 그 마을이 오늘까지 이어져 현재는 20여 가정과 비혼 공동체방 8개에 150여 명이 살고 있다. 인수마을에는 2010년에 큰 변화가 있었는데, 농사와 대안교육을 고려하면서 강원도 홍천으로 공동체 귀농귀촌을 한 것이다. 

결혼한 가정의 아이들이 자라면서 자연스레 교육문제에 관심을 가졌고, 이러한 고민이 모여 대안교육과 대안학교로 이어졌다. 현재는 유아교육과정부터 고등교육과정까지 각 과정마다 대안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인수마을에서 아름다운마을 어린이집과 아름다운마을 초등대안학교를 운영하고 있고, 홍천마을에서 생동중학교와 고등대학 통합과정인 삼일학림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엔 공동체 회원들의 자녀들과 지역의 아이들이 함께 자라고 있다.


귀농귀촌도 혼자가 아닌 공동체로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공동체적 귀농귀촌을 시도해 강원 홍천 서석면에 농촌마을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도시마을공동체와 농촌마을공동체는 다양하게 교류, 협력하면서 농도상생마을공동체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도시에 사는 청년들이 휴가를 내 홍천마을에서 피정하거나 농촌 일을 함께 하는 일도 자주 있다고 한다. 농(農)의 가치를 중심으로 농촌과 도시가 교류할 때 서로 살릴 수 있다고 입장이다.



대안을 만드는 에너지, 모여 사는 것!


지금 한국 사회에서 “모여 사는 것”은 낯선 문화이다. 긴 노동시간, 치열한 경쟁, 빈부격차, 물질주의 등 “모여 살지 않을” 수많은 이유들이 있다. 이러한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도, 사회도 많은 노력을 한다. 그러나 해결이 되고 있는지, 아니 개선은 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밝은누리’에 모여 사는 사람들은 주거문제, 교육문제, 농촌문제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해 대안을 일구어내며 살아왔다. 이들이 일일이 다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다양한 사람들이 가까운 공간에 모여 살며 지속적으로 만났던 것이 대안 문화를 만드는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특별하고 거대한 일을 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 그들이 마주한 현실을 함께 해쳐나가다 보니 그 뒤로 여러 열매가 생긴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여 사는 이유가 뭔가요?”라는 물음에 이들은 공동체로 사는 것이 영적 성장에도, 자신의 삶을 훈련하는데도, 경제적 측면에도 유익이 있다고 답한다. 뿐만 아니라 공동체로 사는 것이 당연하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당연한 것부터 시작했던 이들이 대안을 만들어냈고 한국 사회의 문제에 대한 다른 방법을 보여주었다. 대안의 시작은 모여 사는 것부터가 아닐까.


한형빈 / 희년함께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