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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내면

서로를 이해하기 위하여 Difficultes Conjugales (2013.6.15.)


폴 투르니에의 책이다.

 

1962년에 쓰여진 책.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첫째 조건은, ‘이해를 향한 열망이 있어야 하고, 그것을 추구해야 하고, 자발적인 의지가 있어야 한다.(p7)

 

이 세상에는 서로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함께 살고는 있지만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해 마음이 멀리 떨어져 있는 부부가 많다.(p10)

 

사람들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하여, 상대방의 인격, 건강 문제, 성격의 결함, 가정 교육 또는 상대방이 자라난 전혀 다른 환경 등을 탓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 이와 같은 요인들은 물론 중요하다 우리는 자녀들이 배우자를 제대로 선택하도록 잘 지도해야 한다. 어느 정도 비슷한 배경을 가진 사람을 만나는 것은 도움이 된다. 그러나 서로를 깊이 이해하는 행복한 결혼 생활이 두 사람의 성장 배경에 따라 좌우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이다. 결코 그렇지 않다. 결혼은 우리가 날마다 조금씩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루시아 보베(Lucien Bovet) 박사가 늘 말하던 대로, “결혼은 하나의 예술 작품이다.”(p13)

 

정말로 중요한 것은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서 함께 노력하는 것이다. 이것은 처음부터 얻어지는 특권이 아니라 애써 성취해야 할 목표.(p13)

 

내가 볼 때 가장 흔한 잘못은 완전히 솔직해지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나는 많은 부부들을 만난다. 그리고 그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서로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기 때문임을 알게 된다. 서로에게 성실하고 완전하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진정한 이해는 불가능하다. 부부가 서로 언제나 모든 것을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용기가 있다면 틀림없이 수많은 갈등을 겪겠지만, 그들의 결혼 생활은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숨기고 위장하는 부부는 결혼 생활에 실패할 가능성이 많다.(p14-15)

 

만일 당신이 배우자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당신이 그를 발견해 가고자 하는 진정한 노력을 포기하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당신이 상대방에 대해 형성한 이미지는 실제 그 사람과 점점 더 멀어질 것이다

상대방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 여인이 자신의 심각한 고민을 하소연하러 왔다. 상담이 끝날 무렵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이 모든 일에 대하여 당신의 남편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제 남편은 신비에 싸인 섬이에요그녀가 불쑥 내뱉듯이 말했다. “저는 끊임없이 그 주위를 맴돌고 있지만, 상륙할 수 있는 해안을 찾지 못하고 있답니다.” 나는 그녀를 이해한다. 그게 사실이니까. 신비스러운 섬과 같은 남자들이 있다. 그들은 어떠한 접근에도 몸을 사리며 자신을 보호하려 한다. 그들은 좀처럼 속마음을 터놓지 않으며, 어떤 문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하지도 않는다. 아내가 중요한 의논을 하려고 하면, 신문 뒤로 숨어 버린다. 신문에 코릴 깊이 박고, 고개를 들지도 않은 채, 비인격적이고, 무관심하며 모호한 어조로 대답하며 논쟁의 여지를 없애 버린다. 또는 아예 농담거리로 만들어 버리고 문제의 핵심을 피해 간다.(p18-20)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한 첫째 조건이 이해하고자 하는 의지라면, 둘째 조건은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다.(p21)

 

부부가 서로에게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따뜻하고 친절하게 받아 주고 주의 깊게 경청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p21)

 

서로를 진정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내밀한 생각을 완전히 드러내야만 한다. 그러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p24)

 

이러한 두려움의 실체는 무엇인가? ... 첫째는 판단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 즉 비판에 대한 두려움이다.(p26)

 

나는 이해할 수 없다라는 말은 사실 나는 내 남편이 나와 다른 것을 이해할 수 없다. 그가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방식이 나와는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라는 뜻이다. 따라서 남편은 판단받고, 정죄당하고, 비판받는 느낌을 갖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이것을 두려워한다. 자신에게 만족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특히 스스로 어리석다고 생각하는 단점에 대해 민감하다. 그것이 진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치지 못한 결점일 때 우리는 그런 지적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 하는 것이다.(p29-30)

->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려고 노력하되, 바꿀 수 없는 것은 있는 그대로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 비판하는 것이 생각보다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다시 든다. 자신에게 만족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그런 비판을 들었을 때 그래 그렇지 내가 그렇지..라고 생각하기 십상인 것 같다.

 

두 번째 두려움은, 충고를 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p30)

 

아내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남편이 세상살이에서 받는 타격을 알고 그를 위로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위로하기 위해서 말을 많이 할 필요는 없다. 경청하고, 이해해 주고, 사랑하는 것으로 족하다. 엄마 무릎으로 달려와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를 보라.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느새 아이는 눈물을 거두고 엄마 품에서 뛰어내려와 얼굴에 온통 미소를 머금고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는 세상으로 달려나간다. 모든 사람은, 심지어 아주 강해 보이는 유명인일지라도, 위로받고 싶은 어린아이의 심정이 남아 있다.(p31-32)

 

사람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민감하다. 흔히 남자들은 이를 숨기지만, 남자들도 여자 못지 않게 쉽게 상처를 받는다. 남자들은 비판받는 것 못지않게 충고로 인해 마음에 상철 받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들은 비판받는 것을 싫어하는 만큼 조언과 충고에 불쾌해한다. 어떤 문제든 모든 것이 분명해 보이는 아내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렇게 저렇게 행동해야 한다고 자신 있게 남편에게 말해준다. 그러나 이런 여자는 자기가 남편을 무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뿐이다. 이를 참아 낼 남편은 없다.

-> 신기하다. 한편으로는 조언을 바라지만, 또 한편으로는 조언을 받으면 무능하다고 느낀다. 신기한;

 

당연한 이야기지만, 거꾸로 아내가 자기의 비밀스런 문제를 털어놓았을 때 너무 쉽게 대답해 주는 남편도 마찬가지다. 남편도 아내에게 좋은 충고를 해주고 싶다. 예를 들어, 아내가 이웃 사람이 불쾌한 표정을 짓거나 엘리베이터 안에서 상처 주는 말을 해서 마음이 상했다고 하자. 남편은 신경 쓸 거 없어. 그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그래. 당신 너무 예민한 것 아니야?”하고 쉽게 대답해 버린다. 그러면 아내는 남편이 자신을 오해한다고 느낀다. 심지어 남편이 자기를 지지하기는 커녕 그 이웃을 편든다고 느낄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그녀는 일상적인 모욕에 더욱더 민감해지게 마련이다. 뿐만 아니라 아내는 더 이상 마음의 고민을 남편에게 터놓고 이야기할 수가 없다.(p33-34)

-> 이야기할 때 제3자 말고 그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의 생각과 마음, 입장 생각하기.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답하는 대신 귀를 기울여야 한다. 오래도록 주의를 기울여서 들어 주어야 한다. 어떤 사람이 마음의 문을 열도록 도와주려면, 그가 자기의 경험을 좀 더 잘 설명할 수 있도록 가급적 몇 가지만 조심스럽게 물어보고, 그에게 시간을 주어야 한다. 특히 그가 해야 할 일을 그보다 우리가 더 잘 안다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 된다. 그러면 그 사람은 움츠러들어 버린다. 지나친 비판도 같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그의 내면은 너무나 여리고 민감하다.(p34)

 

아내는 남편의 지지를 받는다고 느끼면 어떠한 염려도 이겨낼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어려움을 남편과 함께 부딪혀 나간다. 아내에게 가장 심각한 걱정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남편이 문제를 자기와 나누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것일 것이다. 이 세상의 많은 이들이 오해를 받고 있다. 그러나 그들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그들 자신에게 책임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이 이해받지 못했다면, 그것은 그들이 마음을 열지 않았기 때문이다.(p35)

 

경륜이 쌓여 가면서 판단하고자 하는 욕심도 없어진다. 그리고 상대방이 실천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한, 여간해서는 내담자에게 충고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을 터득하게 된다. 의사는 아직 자기 환자에 대하여 아는 바가 아무것도 없다. 그는 모든 것을 환자의 말을 통하여 알게 된다. 물론 환자가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진술한다고 해서 의사가 속아 넘어가지는 않지만, 그런 태도조차도 신빙성 있는 증거가 된다.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것은 사실 그 자체라기보다는 우리가 그 사실을 어떻게 보고 해석하느냐 하는 것이다.(p36)

 

이는 남편과 아내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각자는 상대방에 대한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그것은 부분적으로는 옳지만 부분적으로 잘못되어 있기도 하다. 아무튼 그것은 너무나 경직된 가상의 시각이요, 상대방으로부터 강요받은 생각이며 일종의 첨가된 진단이라 할 수 있다. 오진의 가장 흔한 원인이 의사의 자기 과신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자신이 환자에게 내린 진단에 얽매여서 그 증상에 대한 모든 다른 해석에는 무감각해지는 것이다.

아내가 자신에게 돌이킬 수 없는 도덕적 진단을 내렸다고 느끼는 순간, 남편은 더 이상 솔직해질 수 없고 깊은 속이야기를 표현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다가 사무실이나 스포츠클럽에서 만나는 젊은 여성과 이야기를 시작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이제 아내에게는 더 이상 말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많은 것들을 다른 여자에게는 쉽게 털어놓게 되는 것이다. 이윽고 그는 모든 인간이 갈망하는 놀라운 감정, 곧 이해받는다는 느낌을 재발견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그는 결혼 생활의 문제에 대해서도 그녀에게 털어놓을지 모른다. 남자들은 결혼 생활에 실망한 이야기를 늘어놓으면서 쉽게 여자의 마음을 부드럽게 녹이곤 한다. 내 사무실에서 이 남자는 아마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 아가씨 없이는 못살겠어요. 아내는 이해를 못 하는데, 그 여자는 나를 이해해 준단 말입니다.” 비극이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

-> 솔직해지라고 이야기하기..전에 내가 판단하지 않았는지 돌아보기. 아니 판단하지 않기..

 

감정이 깃들어 있는 내면의 비밀을 나누기 위해서는 아주 깊이 사랑받는다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사랑받는다고 믿을 수 있을 때, 우리는 예전에 겪은 이상한 경험을 나눌 수 있고, 자기 삶에 하나님이 신비스럽게 개입하셨던 것을 이야기할 수도 있다. 또한 마음속 깊이 간직한 꿈 같은 이상에 대해 말할 수 있다. 아니면 자기가 세상에서 완수해야 할 사명, 마음 속에 품은 소명에 대해 말할 수도 있다. 이전에는 그런 이야기를 감히 다른 사람에게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런 이야기가 우스꽝스럽고 허황된 것처럼 보일까 두려웠다. 그렇지만 이제 그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과 친밀해져서 오랫동안 간직했던 비밀까지 털어놓게 된 것이다.

깊은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우리를 압도하는, 아주 드문 경험이다. 이 때 수만가지의 두려움이 앞을 가로막는다. 먼저 마음의 균형을 잃게 되지나 않을까, 울음이 와락 터지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있다. 또는 자신의 기억이나 감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상대방이 못 느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다. 힘들게 이야기를 했는데, 선입견을 가진 귀나 조롱하는 귀, 중요한 말을 지각하지 못하는 귀가 그 이야기를 듣는다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가!(p39-40)

-> ... 대박. 정확하네...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사랑받는다고 느낄 때만 할 수 있는 것 같고, 나의 꿈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아무 앞에서 함부로 못하겠다. 뭔가 허황되게 보이고 뜬구름 잡는 소리로 들릴까봐.. 그리고 이야기해봤자 공감하는지 잘 모르겠고.. 그냥 별로 상관 없는 이야기만 돌아오는 것 같고.. 반대 입장에서 나도 다른 사람에게 그렇고... ...

 

내적인 자기 성찰을 통해서나 일기를 쓰며 홀로 있는 시간으로 자신을 온전히 알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리는 오히려 대화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확신을 다른 사람에게 표현함으로써만 참으로 자기의 확신을 인식하게 된다. 자신을 명확하게 보고자 하는 사람은 자유롭게 선택한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마음을 열어야 한다. 그는 자기가 편안하게 느끼는 의사일 수도 있고 친구일 수도 있고, 또한 배우자일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결혼은 위대한 모험이다. 결혼은 자기 자신과 배우자를 끊임없이 발견해 가는 모험이다. 결혼은 매일 새로운 지평을 넓혀 가는 과정이며, 인생에 대하여, 인간 실존에 대하여, 하나님에 대하여 새로운 것을 배워 가는 기회다. 성경 첫 부분에서 하나님이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니”(2:18 )라고 말씀하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은 좋지 않다. 사람은 사귐이 필요하다. 짝이 필요하고 다른 사람과의 진실된 만남이 필요하다. 그는 다른 사람을 이해해야 하고,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이해한다는 것을 느껴야 한다.

성경에 의하면, 결혼 제도를 제정하신 하나님의 의도가 여기에 있다. 사람은 혼자 있으면 제자리걸음만 하고 자기 방식 속에 고착되어 버린다. 사람은 결혼 생활이 요구하는 끊임없는 도전 속에서, 늘 자신을 초월하고, 발전하고, 성장하여 성숙으로 나아가야 한다. (p42-43)

 

배우자는 그저 그를 사랑함으로써, 장점보다는 그의 문제점을 수용하고 사랑함으로써 그를 도울 수 있다. 그저 그를 이해해 주고, 그가 어린 시절에 상실했고 지금도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을 이해해 주며, 그 부족함을 채워 주려고 노력함으로써 말이다.(p47)

 

서로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하여 우리가 더 많이 노력해야 하는 것은 바로 우리의 성격, 취미, 습관, 편견 그리고 확신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p49)

 

사람들은 서로 매우 다르다. 그런데 이 자명한 사실을 시인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특히 그것이 자기 남편이나 아내의 문제일 때는 더욱 그렇다. 배우자가 다른 취미, 다른 감정, 다른 희망을 가진다고 하면, 그것을 도전이요 반항이며 공격이자 거절로 받아들인다. 사춘기 자녀들이 부모를 무시하는 태도를 보일 때 부모들도 이와 똑같이 반응한다. 배우자가 매우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 이것은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의 표지.(p50-51)

 

여성은 또한 세밀하고 구체적으로 생각한다. 일반적인 개념들보다는 세밀한 이야기가 그녀의 관심과 흥미를 끈다. 일단 남편과 마주하면, 아내는 그날 이러난 일을 모조리 말해야 한다. 아내는 친구가 어떤 모자를 쓰고 있었는지, 도 다른 친구는 어떤 외투를 입고 있었는지, 수위나 가게 점원이 자기에게 어떤 말을 했고 자기는 어떻게 답했는지를 말하지 않고는 못 배긴다. 남편은 대충 듣는 둥 마는 둥 아내의 말을 흘려듣는다. 아내는 세세한 것을 중요하게 여기도록 창조되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 모든 것이 하찮고 다분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남편이 더 이상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중대한 세상사에만 신경을 쓰면서 신문만 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아내는 심각한 고독을 느낀다. 외로운 아내는 여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십거리, 이웃의 시샘, 여러 가게들의 물건값 비교 등 세사한 일에 더 깊이 빠져든다.(p58)

 

남자는 말을 통해서 생각을 표현하고 정보를 전달한다. 그러나 여자는 느낌과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말을 한다.(p59)

 

자신의 감정을 도무지 표현하지 못하는 남자들이 많다. 그래서 많은 남편들은 아내가 수백 번이라도 듣고 싶어 하는 사랑해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아내는 당신, 나 사랑하는 거야?” 하고 묻는다. 그러나 남편은 알면서하고 대꾸한다. 몰라서 묻는 것이 아니다. 아내는 그 말을 한 번 더 듣고 싶은 것이다. 그러한 마음이 더욱 절실해지는 것은 남편이 아내에게 그런 말을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p60)

 

아내는 남편의 직업이 그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녀는 한 남자와 결혼한 것이지, 그의 직업과 결혼한 것이 아니다. 결혼 초부터 그들을 관심사의 충돌로 갈등을 겪는다. 남자는 일에 몰두한다. 그리고 아내가 불만스러워하는 것을 느끼기 때문에, 아내에게는 일 얘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 남편은 일 때문에 아내와 멀어진다. 아내가 보는 남편의 일이란, 남편을 피곤하게 하고, 집에 돌아오면 풀이 죽어 있게 만드는 걱정거리와 문제들뿐이다. 그녀가 볼 수 있는 것은 자신이 초대받지 못한 회식 자리, 남편을 집에서 멀어지게 하는 출장, 사무실에서 보내야 하는 초과 근무 시간, 긴급히 걸려오는 전화벨 소리의 방해 같은 것뿐이다. 남편은 수화기를 내려놓으면서 투덜거리고 아내 앞에서 화를 낸다. 그녀는 몇 분 후 환자 옆에 달려가 있는 남편을 보지 못한다. 그녀는 남편이 환자에 대하여 의사로서 취하는 진지함과 배려 그리고 관심을 보지 못한다.

따라서 젊은 아내는 남편의 직업에 대하여 심한 혐오감을 가질 수 있다. 반면, 남편에게는 자신의 일이 그의 생활에서 가장 신나는 것이다. 그들은 서로 다른 두 세계에서 산다. 그녀는 당신 사무실이라는 말을 할 때 심술 섞인 목소리를 낸다. 그녀는 남편에게 간청하여 가끔 빵 부스러기나 받아먹으며, 남편의 진짜 삶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느낀다. 한편 아내는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함으로써 앙갚음을 할 수도 있다. 남편은 그것을 하찮고 어리석다고 여기기 때문에 그녀는 자신의 세계에 대하여 점점 말수를 줄여 간다. 아내가 입는 옷, 아내가 속한 동호회, 지역 사회 활동 같은 것은 남편이 볼 때 한낱 허영에 지나지 않는 일들이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남편과 아내가 상대방의 관심사에 관심을 가지며, 왜 그것이 배우자의 흥미를 끄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남자는 상대방이 진정으로 관심이 있다고 느낄 때에만 자신의 관심사를 이야기할 것이다. 그리고 상대방이 그 관심사에 대해 좀더 잘 이해하게 하려면 그것에 대해 이야기해 주어야 한다. 이런 식으로, 두 사람의 시야만 점점 좁아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위해서 넓어지는 것이다. 진정한 이해는 언제나 자아를 뛰어넘는 것이다. 자아를 초월할 때 가정은 직장 생활의 기반이 될 수 있다. 또한 일도 가정을 영적으로 풍부하게 만들어준다.(p61-64)

-> 아내는 한 남자와 결혼한 것이지 그의 직업과 결혼한 것이 아니다..!

 

여자에게 사랑은 연극이 진행되는 시간이지만, 남자에게 사랑은 막간이다.”(p65)

 

아내에게는 남편이 잘 인식하지 못하는 정서적인 욕구가 있다. 애정어린 부드러운 말을 듣고 싶고, 남편과 함께 외출하고 싶고, 무엇엔가 감탄할 때는 함께 흥분을 나누고 싶고, 절정의 순간에 찾아오는 정적 속에서 깊은 하나됨을 경험하고 싶은 것이다. 그녀에게 사랑은 영원하고, 고상한 차원의 애정을 의미한다. 그녀가 남편이 항상 함께 있기를 바라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p66-67)

 

이와 비슷하게 아내들은 남편이 성적 유혹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다른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저명하고, 지성적인 남자가 그런 천하고 저속한 유혹에 시달릴 수 있다는 사실에 아내는 기가 막힐 뿐이다. 그가 자기의 고민을 아내에게 털어놓는 것은 아내를 사랑하기 때문인데도, 아내는 자기를 참으로 사랑한다면 다른 여자들을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면에 남편은 이해받지 못했다고 느끼고 정죄감과 모멸감을 느낀다. 그래서 자신 속으로 움츠러든다. 이제 그는 결혼 생활에 그늘만 드리우는 속이야기는 피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침묵의 베일은 그의 성적 충동보다도 결혼 생활을 더 위태롭게 할 것이다. 성적 유혹에 대한 최상의 대비책은 유혹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아내의 이해를 받으며, 다른 수를 생각하려 하지 말고 그것을 극복하는 데 필요한 효과적이고 정서적인 도움을 찾는 것이다.(p68-69)

 

남자가 여자보다 일반적으로 자기의 죄를 더 의식하는 편이라 하겠다. 남자들은 자신의 음욕, 아내나 경쟁자에게 한 거짓말, 소득세를 속여 신고한 일, 자신의 직업에 대한 지나친 자부심을 크게 의식하고 있다. 어쩌면 이것이 그거 교회 가는 일을 아내만큼 좋아하지 않는 한 가지 이유인지도 모른다. 그는 교회에 가면 마음이 편하지 않다. 그는 공개적으로 자기의 신앙심을 과시하는 데서 무언가 바리새적인 위선을 느낀다. 자신의 실제 삶에 옳지 않은 구석이 있으며, 자신이 바로잡을 수 없다고 느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가 교회에서 보는 남자들은 대체로 덜 남자다운, 삶에서 그다지 많이 분투하지 않는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그들은 겉으로 보아 흠 없이, 좀더 편안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공무원, 교사, 의사 같은 직업을 가진 남자들이다.

여자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죄를 덜 의식하고 산다. 질투를 예로 들어 보자. 여자는 자기가 질투심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조금도 의식하지 못한 채 지독하게 며느리를 괴롭힐 수 있다. 그녀에게 그런 말을 해준다면 깊은 상처를 받을 것이다. 오히려 그녀는 자신이 사랑에서 우러나오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굳게 확신한다. 며느리의 결점을 꾸짖고 고치게 하려는 것은 자기 아들에 대한 사랑에서 또한 며느리에 대한 사랑에서 그러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들과 며느리가 행복하기를 바란다! 그녀는 털끝만큼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은 채, 사랑에 대한 감동적인 설교를 듣고 마음에 도전을 받을 수 있다. 그녀는 며느리에게 품고 있는 적대감과 공격성을 조금도 의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며느리는 그녀가 선의로 하는 충고를 매우 못마땅하게 받아들인다! 어쩌면 그래서 많은 여자들이 중대한 죄는 잊은 채 다른 작인 죄들에 대해서만 양심의 가책을 수없이 느끼며 살아가는지도 모른다.(p72-73)

 

그가 아내에게 솔직해지기가 훨씬 더 어려운 이유는 아내가 더 고결해 보이기 때문인데, 아내 자신도 그렇게 여긴다. 아내의 눈에는 자신의 삶이 남편보다 훨씬 더 훌륭해 보인다. 그러니 어떻게 남편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남편은 아내가 자신을 경멸하지나 않을까 두려워한다. 그에게는 아내가 도덕법으로 똘똘 뭉친 경찰관처럼 보인다.(p73)

 

그러다보니 남자는 문화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자신보다 열등한 여자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그녀는 아내만큼 존경스럽지는 않지만 함께 있으면 좀더 자유로워지고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다. 그녀는 그를 존경하고 있는 모습 그대로 인정해 주며, 심지어 그 자신이 부끄럽게 생각하는 행동까지도 너그럽게 받아 준다.(p73)

 

현재의 겉모습은 어린 시절의 상처로 거슬러 올라가는 연속적인 사건이 누적된 결과다.(p76)

 

정신치료의 본질적인 요소는 경청이다. 사랑과 존경심을 가지고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진정한 노력을 기울이면서 오랫동안 진지하게 들어 주는 것이다. 그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 이면에 감추어진 또는 멀리 있는 원인을 찾아내고자 노력하는 것이다.(p77)

 

서로 이해하는 값진 경험을 한번 하게 되면, 좀더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욕구가 자란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생의 반려자가 나를 이해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느낄 때 우리는 마음을 가장 잘 열 수 있다는 것이다.(p81)

 

남자가 아내에게 이해받는데만 몰두하고 있다면, 그는 자기 연민과 바라기만 하는 마음, 쓰라린 실망감에 압도되어 비참해질 것이다. 그러나 마음을 바꾸어, 전에 이해하지 못했던 것을 이해하려 애쓰며, 이해하지 못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아내를 이해하는 데 마음을 쓰게 되면, 부부 관계는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한다.(p88)

 

우리는 여러 가지 심리 검사나 꿈의 분석을 통하여 어떤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좋은 조언을 해줄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약간의 진전을 볼 수 있겠지만, 여전히 근본적인 태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결정적인 내면의 변화는 보지 못할 수가 있다. 이것은 그에게 고역이다. 이러한 상담은 마치 졸업장을 받는다는 보장도 없이 모든 과정을 차례로 거쳐야 하는 학교와 같은 것이다(p89-90)

 

모든 좋은 사건은 하나님으로부터 말미암은 것이며, 하나님의 선물이다. 외로움과 두려움, 고통 또는 후회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은 하나님의 사랑하시는 자비의 결과인 것이다. 설사 그 수혜자나 매개자가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모든 공로를 스스로 취한다 할지라도 이것은 사실이다.(p91)

 

어떻게 두 사람이 연합하여 한몸이 될 수 있는가? 그것은 우리가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기보다는 어떤 인격의 사람이 되느냐에 달려 있다. 그것은 방법의 문제라기 보다 태도의 문제다. 우리는 우리를 그곳으로 인도해 달라고, 우리에게 그 길을 보여 달라고, 주님이 친히 이 완전한 연합에 이를 수 있도록 도와 잘라고 간구할 수 있다. 하나님의 계획에 따르면, 두 사람이 인격적으로 연합하여 한몸을 이루는 것이 온전한 결혼의 경험이다.(p95-96)

 

서로를 이해하기 위하여....

갈 길이 멀다

...

ㅠㅠ

 

2013.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