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년 사상의 영성화
-오경에서 누가복음까지 : 중간기 문헌을 중심으로-
이 책은 2005년 3월 28일에 초판이 인쇄되었다.
저자(김병하)는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 대학교에서 구약학 교수로 재직중이다.(책 날개)
머리말
예수로 말미암아 구원받은 우리들은 레위기 25장의 안식년과 희년 규례들을 통하여 몇 가지 깨닫는 것들이 있다. 첫째로, 애굽의 노예 신분에서 하나님의 자유로운 백성으로 바꾸어 주신 것은,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죄인 된 몸에서 영광스러운 하나님의 자녀 되게 하신 은혜를 발견하게 된다. 둘째로, 야웨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신 가나안 땅의 복된 선물은, 하나님의 자녀 된 우리들에게 날마다 일용할 양식을 주시는 크신 은혜를 생각하게 된다. 셋째로, 출애굽과 가나안 땅을 야웨 하나님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요구하신 안식년과 희년 규례들의 준수는,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구속의 은혜를 받고 그분의 은혜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이 땅에서 그분의 나라를 이루기 위한 순종의 삶과 행함을 요청하시는 말씀임을 깨닫게 된다.(p7)
희년 사상의 현대적 적용을 위한 노력의 근거는 예수를 구주로 믿고 구원을 받은 모든 이들에게 ‘이 땅에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는 질문에 있다. 이 질문에 대한 신학적 전거는 ‘이 땅도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고 있는 하나님 나라다.’라고 하는 것이다. 희년 사상은 이 물음에 대한 실천적 고민을 위한 한 대답으로 삼을 수 있는 규례이기 때문에 그 적용성의 의미가 있다.(p7)
이 책은 사회개혁법안이었던 오경의 희년 사상이 제2성전기를 지나면서 어떻게 영성화되었는지 그 역사적 동인들을 살펴보는 데 주안점을 둔 것이다.(p8)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가 함께 살아갈 수 있고 이스라엘 사회의 공의와 정의를 위해서 주어진 희년 사상이, 후대에 재물을 축적하여 가진 자 되었던 제사장들에 의해서 영성화되고 그 실질적인 사회 개혁성을 잃어버리게 되었다고 하는 사실은, 말씀을 알고 있음과 행함 사이에 얼마나 큰 간격이 있는 것인가와 이미 소유한 기득권을 그 말씀 앞에 포기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희년 사상의 영성화를 통하여 인류가 망쳐 가는 역사를 하나님께서 친히 어떻게 회복시켜 가시는지를 함께 발견할 수 있었으면 한다.(p9)
제1장 성서적 희년 규례
오경에 나타나는 안식년과 희년 규례들은 고대 이스라엘 사회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사회개혁 법안들이었다.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그들 수확물의 일부를 가난한 형제들에게 나누어 줄 것을 명함으로써 가난한 자들과 부유한 자들 사이에 벌어진 틈을 좁히려는 제도였고, 사회 계층간의 약탈적 지배나 경제적 불평등을 바로잡아 사회의 안정성을 회복함으로써 이스라엘 전 사회의 회복을 목표로 하는 제도들이었다.(p19)
오경의 안식년과 희년 제도는 성서에서 이야기하는 가장 급진적인 사회개혁 법안들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끊임없이 소유욕을 넘어서서 주기적인 회복을 명하고 있기 때문이다.9p20)
그러나 제2성전기를 지나면서 안식년과 희년 규례들은 그 실질 사회개혁적인 성격을 잃어버리게 되고 점차로 영성화되어 나타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p20)
유대인들에게서 제2성전기는 이어지는 식민통치 아래 고통을 당해야만 하는 시기였다. 기원전 586년 남 유다가 신바벨론에 의해 멸망한 때로부터 기원전 63년 로마의 통치하에 들어가 기원후 70년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되기까지, 신바벨론 통치기(586-539BC), 페르시아 통치기(539-331 BC), 로마의 통치기(63 BC) 등과 같은 제2성전기 700여 년 동안에 하스모니아 왕가 독립기(140-63 BC)인 80여 년을 제외하고는 열국의 통치 하에 있었던 시기가 바로 제2성전기였다. ... 또 다른 면에서는 여러 정경의 최종형태(final form)가 이루어지며 다양한 유대 묵시문학이 만발하는 시기이기도 했다.(p20)
오경의 성서적 희년 개념과 중간기 문헌에서 희년 개념을 포함하고 있는 구절들을 찾아 그 해석의 역사적인 배경을 파악하며 그 속에 있는 희년 개념의 변천 과정을 정리해 보려는 것이다.(p21)
성서적 희년 규례는 정확히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 특성은 무엇이었는지를 알아볼 것이며, 재2성전기의 역사적 정황들을 토대로 외경과 위경과 쿰란문헌에서 성서적 희년 규례들이 어떠한 해석학적 변천을 가져오게 되는지와 더불어 이러한 희년 사상의 변천에 영향을 중 요인들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한다.(p21)
성서적 희년 사상의 요소들
희년 규례는 오경 중 레위기 25장에 나온다.
1) 희년의 어의론적 의미
희년을 맞이하는 해의 일곱번째 달의 열 번째 되는 날, 즉 대속죄일에 이 양각나팔이 울려 퍼지게 되면, 기업의 원주인에게로 회복되는 것을 포함한 이스라엘 모든 백성에게 자유가 선포된다.(p23)
2) 희년 규례의 요소와 주기
(1) 레위기 25장의 구조
레위기 25장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7절의 안식년과 그에 따른 규례들과 8-55절의 희년과 그에 따르는 규례들로 구분할 수 있다.(p25)
1 여호와께서 시내 산에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2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이르라 너희는 내가 너희에게 주는 땅에 들어간 후에 그 땅으로 여호와 앞에 안식하게 하라
3 너는 육 년 동안 그 밭에 파종하며 육 년 동안 그 포도원을 가꾸어 그 소출을 거둘 것이나
4 일곱째 해에는 그 땅이 쉬어 안식하게 할지니 여호와께 대한 안식이라 너는 그 밭에 파종하거나 포도원을 가꾸지 말며
5 네가 거둔 후에 자라난 것을 거두지 말고 가꾸지 아니한 포도나무가 맺은 열매를 거두지 말라 이는 땅의 안식년임이니라
6 안식년의 소출은 너희가 먹을 것이니 너와 네 남종과 네 여종과 네 품꾼과 너와 함께 거류하는 자들과
7 네 가축과 네 땅에 있는 들짐승들이 다 그 소출로 먹을 것을 삼을지니라
8 너는 일곱 안식년을 계수할지니 이는 칠 년이 일곱 번인즉 안식년 일곱 번 동안 곧 사십구 년이라
9 일곱째 달 열흘날은 속죄일이니 너는 뿔나팔 소리를 내되 전국에서 뿔나팔을 크게 불지며
10 너희는 오십 년째 해를 거룩하게 하여 그 땅에 있는 모든 주민을 위하여 자유를 공포하라 이 해는 너희에게 희년이니 너희는 각각 자기의 소유지로 돌아가며 각각 자기의 가족에게로 돌아갈지며
11 그 오십 년째 해는 너희의 희년이니 너희는 파종하지 말며 스스로 난 것을 거두지 말며 가꾸지 아니한 포도를 거두지 말라
12 이는 희년이니 너희에게 거룩함이니라 너희는 밭의 소출을 먹으리라
13 이 희년에는 너희가 각기 자기의 소유지로 돌아갈지라
14 네 이웃에게 팔든지 네 이웃의 손에서 사거든 너희 각 사람은 그의 형제를 속이지 말라
15 그 희년 후의 연수를 따라서 너는 이웃에게서 살 것이요 그도 소출을 얻을 연수를 따라서 네게 팔 것인즉
16 연수가 많으면 너는 그것의 값을 많이 매기고 연수가 적으면 너는 그것의 값을 적게 매길지니 곧 그가 소출의 다소를 따라서 네게 팔 것이라
17 너희 각 사람은 자기 이웃을 속이지 말고 네 하나님을 경외하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
18 너희는 내 규례를 행하며 내 법도를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너희가 그 땅에 안전하게 거주할 것이라
19 땅은 그것의 열매를 내리니 너희가 배불리 먹고 거기 안전하게 거주하리라
20 만일 너희가 말하기를 우리가 만일 일곱째 해에 심지도 못하고 소출을 거두지도 못하면 우리가 무엇을 먹으리요 하겠으나
21 내가 명령하여 여섯째 해에 내 복을 너희에게 주어 그 소출이 삼 년 동안 쓰기에 족하게 하리라
22 너희가 여덟째 해에는 파종하려니와 묵은 소출을 먹을 것이며 아홉째 해에 그 땅에 소출이 들어오기까지 너희는 묵은 것을 먹으리라
23 토지를 영구히 팔지 말 것은 토지는 다 내 것임이니라 너희는 거류민이요 동거하는 자로서 나와 함께 있느니라
24 너희 기업의 온 땅에서 그 토지 무르기를 허락할지니
25 만일 네 형제가 가난하여 그의 기업 중에서 얼마를 팔았으면 그에게 가까운 기업 무를 자가 와서 그의 형제가 판 것을 무를 것이요
26 만일 그것을 무를 사람이 없고 자기가 부유하게 되어 무를 힘이 있으면
27 그 판 해를 계수하여 그 남은 값을 산 자에게 주고 자기의 소유지로 돌릴 것이니라
28 그러나 자기가 무를 힘이 없으면 그 판 것이 희년에 이르기까지 산 자의 손에 있다가 희년에 이르러 돌아올지니 그것이 곧 그의 기업으로 돌아갈 것이니라
29 성벽 있는 성 내의 가옥을 팔았으면 판 지 만 일 년 안에는 무를 수 있나니 곧 그 기한 안에 무르려니와
30 일 년 안에 무르지 못하면 그 성 안의 가옥은 산 자의 소유로 확정되어 대대로 영구히 그에게 속하고 희년에라도 돌려보내지 아니할 것이니라
31 그러나 성벽이 둘리지 아니한 촌락의 가옥은 나라의 전토와 같이 물러 주기도 할 것이요 희년에 돌려보내기도 할 것이니라
32 레위 족속의 성읍 곧 그들의 소유의 성읍의 가옥은 레위 사람이 언제든지 무를 수 있으나
33 만일 레위 사람이 무르지 아니하면 그의 소유 성읍의 판 가옥은 희년에 돌려 보낼지니 이는 레위 사람의 성읍의 가옥은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받은 그들의 기업이 됨이니라
34 그러나 그들의 성읍 주위에 있는 들판은 그들의 영원한 소유지이니 팔지 못할지니라
35 네 형제가 가난하게 되어 빈 손으로 네 곁에 있거든 너는 그를 도와 거류민이나 동거인처럼 너와 함께 생활하게 하되
36 너는 그에게 이자를 받지 말고 네 하나님을 경외하여 네 형제로 너와 함께 생활하게 할 것인즉
37 너는 그에게 이자를 위하여 돈을 꾸어 주지 말고 이익을 위하여 네 양식을 꾸어 주지 말라
38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 되며 또 가나안 땅을 너희에게 주려고 애굽 땅에서 너희를 인도하여 낸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
39 너와 함께 있는 네 형제가 가난하게 되어 네게 몸이 팔리거든 너는 그를 종으로 부리지 말고
40 품꾼이나 동거인과 같이 함께 있게 하여 희년까지 너를 섬기게 하라
41 그 때에는 그와 그의 자녀가 함께 네게서 떠나 그의 가족과 그의 조상의 기업으로 돌아가게 하라
42 그들은 내가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내 종들이니 종으로 팔지 말 것이라
43 너는 그를 엄하게 부리지 말고 네 하나님을 경외하라
44 네 종은 남녀를 막론하고 네 사방 이방인 중에서 취할지니 남녀 종은 이런 자 중에서 사올 것이며
45 또 너희 중에 거류하는 동거인들의 자녀 중에서도 너희가 사올 수 있고 또 그들이 너희와 함께 있어서 너희 땅에서 가정을 이룬 자들 중에서도 그리 할 수 있은즉 그들이 너희의 소유가 될지니라
46 너희는 그들을 너희 후손에게 기업으로 주어 소유가 되게 할 것이라 이방인 중에서는 너희가 영원한 종을 삼으려니와 너희 동족 이스라엘 자손은 너희가 피차 엄하게 부리지 말지니라
47 만일 너와 함께 있는 거류민이나 동거인은 부유하게 되고 그와 함께 있는 네 형제는 가난하게 되므로 그가 너와 함께 있는 거류민이나 동거인 또는 거류민의 가족의 후손에게 팔리면
48 그가 팔린 후에 그에게는 속량 받을 권리가 있나니 그의 형제 중 하나가 그를 속량하거나
49 또는 그의 삼촌이나 그의 삼촌의 아들이 그를 속량하거나 그의 가족 중 그의 살붙이 중에서 그를 속량할 것이요 그가 부유하게 되면 스스로 속량하되
50 자기 몸이 팔린 해로부터 희년까지를 그 산 자와 계산하여 그 연수를 따라서 그 몸의 값을 정할 때에 그 사람을 섬긴 날을 그 사람에게 고용된 날로 여길 것이라
51 만일 남은 해가 많으면 그 연수대로 팔린 값에서 속량하는 값을 그 사람에게 도로 주고
52 만일 희년까지 남은 해가 적으면 그 사람과 계산하여 그 연수대로 속량하는 그 값을 그에게 도로 줄지며
53 주인은 그를 매년의 삯꾼과 같이 여기고 네 목전에서 엄하게 부리지 말지니라
54 그가 이같이 속량되지 못하면 희년에 이르러는 그와 그의 자녀가 자유하리니
55 이스라엘 자손은 나의 종들이 됨이라 그들은 내가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내 종이요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
희년 규례의 커다란 네 가지 요소는 땅의 휴경년, 부채탕감, 노혜해방, 기업의 회복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p27)
(2) 희년 주기
a) 50년 주기설
50년 희년설은 주로 초기의 보수적인 학자들에 의해서 주장되었다.(p28)
b) 49년 주기설
희년이 49년째에 선포되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은, 가지지 못한 자들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이 희년의 정신이라고 본다면, 2년 연속 휴경으로 인한 사회의 가난한 자들이 겪게 될 고난은 희년의 정신에 맞지 않는다고 보았다.(p29)
히브리 계산법을 염두에 두면서 49년설을 지지한다. 예를 들어 히브리인들은 7일에서 12일 사이에는 6일이 아닌 5일이 있는 것으로 계산한다는 것이다.(p30)
희년은 다른 안식년들과는 달리 일곱 번째 안식년을 특별한 안식년으로 상징화하여 구별하기 위한 표식이라고 보았다.(p31)
c) 49년 희년 주기설의 의미
첫째로, 레위기 25:20-22는 2년 연속 휴경년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1년 안식년에 해당하는 질문이다. 둘째로 독특한 히브리 숫자 계산법은 49년을 지지해 주고 있는 듯하다. 셋째로, 후기 중간기 문헌들, 예를 들어 위경인 희년서(the Book of Jubilees)는 희년의 주기를 49년으로, 그리고 다니엘 9:24의 칠십 이래의 기간 등과 같은 근거는 49년설을 지지하고 있다. 넷째로, 희년이 일곱번째 맞이하는 안식년과 별개로 후대에 만들어진 것이라 한다면, 이미 안식년에 시행된 동일한 규례, 즉 노예의 해방과 휴경년에 대한 규례를 이어지는 희년에 반복하여 시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p31)
제2장 오경의 안식년 규례와 희년 규례
오경간의 상호 밀접한 관련성은 각 규례에 사용된 용어들이나 그 근저에 자리하고 있는 출애굽 신학과 같은 동기들에서 발견되며, 오경 규례 상호간의 다른 점들은 각 권이 기조로 하고 있는 신학적인 배경으로부터 기인된 것이라 여겨진다.(p34)
출애굽기의 희년 규례 요소
1) 종에 관한 규례(출21:2-11)
2 네가 히브리 종을 사면 그는 여섯 해 동안 섬길 것이요 일곱째 해에는 몸값을 물지 않고 나가 자유인이 될 것이며
3 만일 그가 단신으로 왔으면 단신으로 나갈 것이요 장가 들었으면 그의 아내도 그와 함께 나가려니와
4 만일 상전이 그에게 아내를 주어 그의 아내가 아들이나 딸을 낳았으면 그의 아내와 그의 자식들은 상전에게 속할 것이요 그는 단신으로 나갈 것이로되
5 만일 종이 분명히 말하기를 내가 상전과 내 처자를 사랑하니 나가서 자유인이 되지 않겠노라 하면
6 상전이 그를 데리고 재판장에게로 갈 것이요 또 그를 문이나 문설주 앞으로 데리고 가서 그것에다가 송곳으로 그의 귀를 뚫을 것이라 그는 종신토록 그 상전을 섬기리라
7 사람이 자기의 딸을 여종으로 팔았으면 그는 남종 같이 나오지 못할지며
8 만일 상전이 그를 기뻐하지 아니하여 상관하지 아니하면 그를 속량하게 할 것이나 상전이 그 여자를 속인 것이 되었으니 외국인에게는 팔지 못할 것이요
9 만일 그를 자기 아들에게 주기로 하였으면 그를 딸 같이 대우할 것이요
10 만일 상전이 다른 여자에게 장가 들지라도 그 여자의 음식과 의복과 동침하는 것은 끊지 말 것이요
11 그가 이 세 가지를 시행하지 아니하면, 여자는 속전을 내지 않고 거저 나가게 할 것이니라
2) 대부 이자 금지에 관한 규례(출 22:25-26)
25 네가 만일 너와 함께 한 내 백성 중에서 가난한 자에게 돈을 꾸어 주면 너는 그에게 채권자 같이 하지 말며 이자를 받지 말 것이며
26 네가 만일 이웃의 옷을 전당 잡거든 해가 지기 전에 그에게 돌려보내라
3) 휴경년에 관한 규례(출 23:10-11)
10 너는 여섯 해 동안은 너의 땅에 파종하여 그 소산을 거두고
11 일곱째 해에는 갈지 말고 묵혀두어서 네 백성의 가난한 자들이 먹게 하라 그 남은 것은 들짐승이 먹으리라 네 포도원과 감람원도 그리할지니라
2. 신명기의 희년 규례 요소
야웨의 선물로서의 땅은 신명기 신학의 핵심 주제인데, 그 땅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속한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하나님께 속한 것이라는 땅에 대한 야웨의 분명한 소유권을 말하고 있다.
1) 부채탕감에 관한 규례(신 15:1-11)
신명기 15:1-11에는 매 7년마다 전 국가적으로 동시에 이루어지는 모든 부채의 탕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1 매 칠 년 끝에는 면제하라
2 면제의 규례는 이러하니라 그의 이웃에게 꾸어준 모든 채주는 그것을 면제하고 그의 이웃에게나 그 형제에게 독촉하지 말지니 이는 여호와를 위하여 면제를 선포하였음이라
3 이방인에게는 네가 독촉하려니와 네 형제에게 꾸어준 것은 네 손에서 면제하라
4 네가 만일 네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만 듣고 내가 오늘 네게 내리는 그 명령을 다 지켜 행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기업으로 주신 땅에서 네가 반드시 복을 받으리니 너희 중에 가난한 자가 없으리라
6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허락하신 대로 네게 복을 주시리니 네가 여러 나라에 꾸어 줄지라도 너는 꾸지 아니하겠고 네가 여러 나라를 통치할지라도 너는 통치를 당하지 아니하리라
7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신 땅 어느 성읍에서든지 가난한 형제가 너와 함께 거주하거든 그 가난한 형제에게 네 마음을 완악하게 하지 말며 네 손을 움켜 쥐지 말고
8 반드시 네 손을 그에게 펴서 그에게 필요한 대로 쓸 것을 넉넉히 꾸어주라
9 삼가 너는 마음에 악한 생각을 품지 말라 곧 이르기를 일곱째 해 면제년이 가까이 왔다 하고 네 궁핍한 형제를 악한 눈으로 바라보며 아무것도 주지 아니하면 그가 너를 여호와께 호소하리니 그것이 네게 죄가 되리라
10 너는 반드시 그에게 줄 것이요, 줄 때에는 아끼는 마음을 품지 말 것이니라 이로 말미암아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가 하는 모든 일과 네 손이 닿는 모든 일에 네게 복을 주시리라
11 땅에는 언제든지 가난한 자가 그치지 아니하겠으므로 내가 네게 명령하여 이르노니 너는 반드시 네 땅 안에 네 형제 중 곤란한 자와 궁핍한 자에게 네 손을 펼지니라
2) 노예해방에 관한 규례(신 15:12-18)
신명기 15:12-18에 나타나는 노예해방 규례는 가족들이나 자신들 스스로를 부양할 수 없는 가난한 농부들의 긴요한 요구들을 채워주는 율법이다.(p42)
12 네 동족 히브리 남자나 히브리 여자가 네게 팔렸다 하자 만일 여섯 해 동안 너를 섬겼거든 일곱째 해에 너는 그를 놓아 자유롭게 할 것이요
13 그를 놓아 자유하게 할 때에는 빈 손으로 가게 하지 말고
14 네 양 무리 중에서와 타작 마당에서와 포도주 틀에서 그에게 후히 줄지니 곧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복을 주신 대로 그에게 줄지니라
15 너는 애굽 땅에서 종 되었던 것과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를 속량하셨음을 기억하라 그것으로 말미암아 내가 오늘 이같이 네게 명령하노라
16 종이 만일 너와 네 집을 사랑하므로 너와 동거하기를 좋게 여겨 네게 향하여 내가 주인을 떠나지 아니하겠노라 하거든
17 송곳을 가져다가 그의 귀를 문에 대고 뚫으라 그리하면 그가 영구히 네 종이 되리라 네 여종에게도 그같이 할지니라
18 그가 여섯 해 동안에 품꾼의 삯의 배나 받을 만큼 너를 섬겼은즉 너는 그를 놓아 자유하게 하기를 어렵게 여기지 말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 범사에 네게 복을 주시리라
3. 레위기의 희년 규례 요소
1) 안식년에 관한 규례(레25:2-7)
출애굽기 23:10-11에는 가난한 자들이 경작하지 않는 땅에서 자연히 자라난 곡식들을 먹을 수 있도록 한 인도주의적인 사회적 기능을 볼 수 있는 데 반하여, 레위기 25장의 안식년 규례는 단순한 인도주의적인 사회적 기능의 차원을 넘어서는 종교적인 동기를 보여주고 있다.(p44-45)
(1) 휴경년을 지키는 방법
(2) 안식년 양식의 종류와 용도
2) 희년에 관한 규례(레 25:8-2)
3) 유업의 회복에 관한 규례(레 25:23-34)
(1) 땅의 거래에 관한 규례(레 25:23-28)
a) 땅에 대한 야웨 하나님의 소유권
b) 근족의 기능
근족은 ‘기업을 잃고 위기에 처해 있는 사람을 구원해 줄 만한 능력이 있는 사람’(p51)
(2) 집의 매매에 관한 규례(레25:29-34)
a) 성곽 안에 있는 집과 시골에 있는 집(레25:29-31)
성곽이 없는 마을에 있는 집들은 팔린 후 언제든지 무를 수가 있었으며, 희년이 되면 자동적으로 원주인에게로 회복이 된다.(31절)
반면에 성곽 안에 있는 집은 팔린 뒤 1년 안에 무르지 않으면 무를 수가 없었다(29-30절) ... 성곽 안에 있는 집들이 희년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 이유는 희년의 규례들이 농경에 사용되는 땅들에만 적용되었기 때문이다.9p53)
b) 레위인의 집과 재산(레 25:32-34)
4) 대부에 관한 규례(레 25:35-38)
5) 노예해방에 관한 규례(레25:39-55)
4. 오경의 희년 사상 비교
첫째로, 출애굽기 21:2-6에 나타난 종에 관한 규례는 종의 해방 시점에 대해서 개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 신명기 15:12-18에 나타난 종의 해방 규례는 전국적이며 동시적인 해방 율례를 규정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p56-57)
둘째로 출애굽기 23:10-11에는 가난한 자들이 경작하지 않는 땅에서 자연히 자라난 곡식들을 먹을 수 있는 인도주의적인 사회적 기능을 볼 수 있는 데 반하여, 레위기 25:4는 안식의 개념을 통하여 여호와를 경외한다고 하는 종교적・제의적인 동기를 보여 주고 있다고 하는 것(p58)
출애굽기와 신명기의 희년 사상 관련 규례들은 실질 사회개혁적인 규례들로서의 성격이 두드러진 반면에, 레위기의 희년 규례들은 사회적인 규례의 성격과 더불어 제의적인 성격이 강하게 드러난다.(p59)
제3장 희년 관련 고대 근동문헌
희년 관련 고대 근동문헌과의 비교 연구는 희년 사상 해석의 변칙 연구를 위한 희년 개념의 통시적인 면을 고찰 ... 고대 근동의 여러 법률들과 성서의 희년 관련 규례들을 비교 연구하는 것이다.(p61)
고대 근동의 도시국가들
메소포타미아 사회는 세 계층으로 뚜렷이 세분화된 사회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첫째는 토지와 다른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있었던 제사장, 귀족, 관료, 상인과 같은 자유시민 계층이며, 둘째는 국가와 가족을 위해서 일을 했으나 생산수단을 가지고 있지 못했던 반 자유시민 계층이고, 셋째는 외국인 노예를 포함한 노예 계층이 있었다. 메소포타미아를 비롯한 모든 고대 근동 도시국가들의 세분화된 사회조직을 형성하는 근간이 된 것은 계보를 이루는 근족의 개념이었다.(p63)
2. 고대 근동 법률문헌에 나타난 희년 관련 관습들
근동의 왕들은 그들이 왕좌에 오르는 해나 몇 년 지난 뒤에 그들 국가・사회・경제체계가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부채를 탕감해 주고 노예를 해방하여 다시금 건강하고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일들을 했던 것이다.(p65)
1) 고대 바벨론 ‘미샤룸’ 칙령에 나타난 희년 관련 규례
‘미샤룸’은 왕의 이름으로 반포된 칙령들을 기로가여 문서로 남긴 법률 규례집이다. 대개 이들 칙령에는 세금의 감면, 공적이나 사적인 부채의 탕감, 그 밖의 다양한 사회개혁 법안들을 담고 있다.(p65-66)
2) 에쉬눈나 법전의 희년 관련 규례
에쉬눈나 서판에 기록된 조항들에서 부채와 관련하여 ‘서판을 깬다’라는 구절들이 발견된다. 계약을 기록한 서판을 깨뜨리는 것은 그때까지 갚지 못하고 남은 부채를 탕감해 주는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행위였다.(p67)
3) 함무라지 법전의 희년 관련 규례
(1) 땅에 관한 조항
(2) 대부와 이자에 관한 조항
(3) 노예에 관한 조항
4) 누지 법전의 희년 관련 규례
(1) 대부에 관한 조항
(2) 노예에 관한 조항
5) 히타이트 법전의 희년 관련 규례
6) 중기 앗시리아 법전의 희년 관련 규례
(1) 대부에 관한 조항
(2) 노예에 관한 조항
3. 성서적 희년 규례 요소의 특이성
성서적 안식년과 희년 규례들은 고대 근동의 법률 규례들과 비교해 볼 때 다음과 같은 나름대로 독특한 특이성들을 보여 주고 있다. 첫째로, 법률 선포의 주체가 지상의 왕으로부터 신적인 존재로 전이되었다. ... 둘째로, 고대 근동 법률에는 지파 유업의 회복이라는 개념을 찾아볼 수 없다. 셋째로, 근동 법안과 비교하여 가장 특이한 성서의 법률 규례들의 특성은 바로 특별한 기간을 가지고 반복되어 시행되는 ‘주기성’에 있다.(p78)
이스라엘 희년 규례와 유사한 고대 근동의 여러 법률 규례 관습들과의 연관성은 희년 규례 개념 전승의 고대성을 보여주는 것이며, 이것은 또한 안식년 규례들을 포함한 희년 규례들이 실질적인 사회개혁을 위한 법령들이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p79)
-> 희년제도는 성경에만 등장하는, 기독교적인, 종교적인 것이 아니라 그 당시에 실제 적용 가능 했던 사회 정책적 이야기.
제4장 외경, 위경, 쿰란문헌의 희년 사상
오경 희년 규례가 제2성전기 말기의 문헌들에서 어떠한 해석학적인 변천을 거쳐 적용되고 있는지를 보려고 한다. 해석학적 전이를 통해서 희년 규례의 실질 사회개혁 법안으로서의 성격이 영성화되고 종말론화 되어 가는 현상과 원인들을 보려고 하는 것이다.(p81)
외경
1) 벤 시락의 지혜서
(1) 벤 시락의 지혜서의 희년 사상
벤 시락의 지혜서에서 희년 사상이 발견된다고 하는 구절들을 검토해 본 결과 그 구절들이 희년 관련 용어를 사용은 하고 있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성서의 희년 사상을 반영한다고는 볼 수 없음을 보았다. 희년 규례의 특이성인 주기성을 전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p86)
(2) 지혜문학의 이데올로기
고대 지혜문학의 저자들은 대부분 왕실과 법정 종사자들이거나 사회 지배 계층이었다.(p87)
지혜문학이 가지고 있는 빈민을 위한 자선의 개념은 희년 규례의 급진성을 피해 가면서 가진 자들의 외양적으로 표현되는 도덕성을 사회적으로 보여 주는 데 더없이 좋은 방편이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p90)
2) 마카베오상
마카베오상(1 Maccabees)는 셀레우코스 왕들로부터의 해방과 자유를 위한 유대인들의 항쟁을 기록한 책(p90-91)
기원전 164-163년에 있었던 안식년에 유대인들은 안식년 규례를 따라 땅을 휴경하였고 그로 인하여 그 해 소출이 적었고 먹을 것이 없어서 저항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마카베오상은 기록하고 있다.(p93)
3) 마카베오하
4) 에스드라1서
에스드라1서는 성전에서 마지막 날에 일어날 사건과 바벨론 포로기 이후의 성전의 파괴와 재건축과 다리우스 왕이 베푼 축제의 이야기 등이 기술되어 있다.(p95)
바벨론 포로기 70년 동안은 유대 땅이 그동안 누리지 못한 안식년을 한꺼번에 누리는 것이라고 하는 내용이 실려 있는 것이다.(p95)
5) 외경에서의 희년 사상 변천
2. 위경
1) 희년서
2) 에녹1서
3) 열두 족장 유언서
4) 에녹 공동체의 이데올로기
기원전 5세기에 느헤미야와 에스라의 개혁을 통하여 사독 유대주의(Zadokite Judaism)가 태동하겨, 기원전 4세기경에는 예루살렘에서 에녹 유대주의의 세력을 누르고 주도권을 획득하게 된다. 에녹 공동체는 바벨론에서 시작하여 포로기 이후에 팔레스타인에 정착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이들은 기원전 4-3세기경에 사독(Zadokite) 제사장 계열에 대항하는 공동체가 된다.(p108)
사독 계열 제사장들의 세계관은 제2성전이 완성되었을 때 하나님의 질서가 완전히 회복되었다고 본 반면에, 에녹인들은 온전한 회복은 미래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독인들은 우주의 질서를 유지하는 것에 자신들이 맡은 책임으로 여겼고 창조의 질서도 과거의 무질서에서 현재의 온전한 신적인 질서를 이루었다고 보았다. 또한 하나님을 대적한 천사들도 없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에녹인들은 타락한 천사들에 의해서 세상이 부패했다고 행각했으며 사단의 무리도 만들어진 것으로 보았다. 세상도 과거의 하나님의 질서 있는 세계가 현재의 무질서한 세계로 바뀌었다고 생각했다.(p108)
에녹 공동체 문헌에는 미래를 내다보고 예견하는 종말론적인 특징이 강하게 드러난다. 따라서 주술적인 경향은 에녹 공동체 문헌의 중요한 특성 중의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에녹 문헌에는 종말론적 특성들과 관련된 우주의 현상들을 포함하는 신의 메시지를 해석하고 전해 주는 일종의 주술가로서 에녹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p110)
대부분의 유대 묵시문학은 기원전 250년에서 기원후 100년 사이에 쓰였다. 묵시문학이 쓰인 이 시기에 유대인들은 그들의 삶에서 아주 근본적인 변화를 체험하는 시기가 되었다. 이 시기의 문학들은 당연히 이러한 역사적인 정황의 영향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역사적 어려움을 대처하고 소속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며 고난받는 현실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설명하기 위해서 유토피아와 메시아 대망을 그리는 묵시문학이 많이 등장하게 되었고, 희년 주기는 이러한 묵시문학의 종말을 그리는 시간 측정의 기재로서 사용되게 되었던 것이다.(p111)
3. 쿰란문헌
1) 쿰란문헌의 특징
첫째로, 성결(purity)를 강조 ... 둘째로, 예정교리(predestination)와 이원론(cosmic dualism) ... 셋재로 종말론적 특성(eschastologica features)과 메시아 사상(Messianism)(p112-113)
2) 쿰란문헌에 나타난 희년 기간
3) 쿰란 공동체의 기원과 이데올로기
쿰란 공동체는 에녹 유대주의에서 갈라져 나온 분파 운동 ... 쿰란 공동체는 에녹 유대주의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p121)
오염되고 타락한 성전과 제사장들과의 과격한 분리를 주장하는 의의 교사를 따르는 무리로 나누어지게 되었던 ... 의의 교사를 중심으로 따르는 무리들이 쿰란의 에세네 공동체를 만들게 되었다. ... 철저한 금욕적인 생활과 율법의 철저성으로 주변 유대인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고 한다. (p122)
4) 묵시문학과 희년 주기
제5장 영성화의 동인
지혜문학의 이데올로기
그들은 정기적(periodical)이고 온전한 회복을 이야기하는 오경의 희년 사상을 소개함으로 자신들의 재산을 잃게 됨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배려를 말하고 있는 지혜문학의 약화된 자선의 개념으로 급진적인 오경의 희년 사상을 대치하게 되었던 것이다. 지혜문학의 저자들이 대개 고대사회에서 왕과 부자와 같은 정치・경제적 지배 계층이었다는 것은 이러한 지혜문학의 이데올로기를 간접적으로 추론해 볼 수 있게 해 준다.(p126)
2. 에녹과 쿰란 공동체의 이데올로기
에녹인들은 온전한 회복은 하나님의 예정 가운데 종말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보았다(p127)
3. 희년 사상 영성화 요인들
첫째로, 일반론적인 요인으로 제2성전기 동안의 역사적 질곡의 정황이다. 열강의 식민통치하에 있었던 제2성전기 동안 특별히 하스모니아 왕조 통치 이후의 증가되는 정치・사회・경제적인 어려움들은 당시 이스라엘을 대표하고 있었던 제사장들의 권위 실추를 가져왔고, 하나님에 의해서 종말에 이루어지게 될 이스라엘의 온전한 회복을 염원하게 된 종말론적 대망을 담은 다양한 묵시문학을 낳게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인 배경 하에서 묵시문학의 저자들은 주기적인 회복을 명하고 있는 희년 사상을 종말에 이루어질 궁극적인 회복을 묘사하기 위한 세대 구분을 나타내는 기재로서 사용하였고, 희년 선포의 주체도 일반 사람으로부터 천상의 인물로 전환시킴으로써 희년 사상의 종말론화와 영성화를 낳았던 것이다
둘째로, 희년 사상의 급진성은 제2성전기 말기의 정치적・경제적 권력을 가진 자들에 의해서 의도적으로 무시되거나 소개되지 않는 경향성이 있었다. 열강의 통치하에 정치적 권력을 가지고 있었던 자들은 많은 부를 축적할 수 있었을 것이다. 특별히 하스모니아 왕과 헤롯 통치 시기에 제사장들은 정치권과의 결탁으로 많은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기업의 온전한 회복을 명하고 있는 희년 사상은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는 이들 제사장들과 지배 계층에게는 따르기 매우 힘든 명령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많은 부를 소유한 지혜문학의 저자들과 불의한 재물과 정치적 결탁으로 제사장이 된 자들은, 비록 오경의 율법을 잘 알고 있는 자들이었다 할지라도 급진적인 희년 사상을 언급하지 않거나 영성화시켜 버렸고 지혜문학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단순한 자서의 차원으로 그 급진 개혁성을 대치시켰던 것이다.
셋째로, 희년 사상의 영성화는 제2성전기 말기 정치적・경제적 지배 계층에 속하지 못했던 에녹과 쿰란 공동체에 의해서도 이루어졌다. 그들은 제국의 세력과 결탁된 예루살렘 성전과 그 속에서 예전을 담당하던 제사장들이 오염되고 타락했음을 지적하면서 종말에 하나님에 의해 온전한 회복을 대망하면서 많은 묵시문학을 남겼다. 이들 문헌에서 자신들의 새언약을 가진 공동체로 간주했고 희년 주기와 메시아 사상의 결합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자신들 공동체의 온전한 회복을 묘사했던 것이다.(p129-130)
-> 희년이 이스라엘 공동체에게 있어서 크게 소망 되는 일이었기에 묵시문학에 차용되었고, 한편으로는 지혜문학을 저술한 부유층들에 의해 축소, 왜곡되면서 희년이라는 제도가 추상화되고 영성화(영적인 의미만 지니는 것.) 되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지난주에 읽은 거라 왠지 놓친 부분이 많을 거 같다. 희년제도는 실제 적용할 수 있는 거였고, 그 당시에 정책적으로, 구제책으로 행해졌던거고..
2013.6.17.
f.b. 책공망
‘희년 사상의 영성화’
이 책은 구약성경에 나오는 희년제도, 고대 근동지방 국가에서 찾아볼 수 있는 희년 제도, 중간기(구약과 신약 중간기 700년) 외경에서 다루고 있는 희년 제도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음, 박사학위 논문?을 정리해서 쓰신거 같기도 하고.. 책은 얇지만 이런저런 알파벳으로 쓰여진 참고서적 각주들이 수두룩합니다.^^;
결론은, 희년 제도가 이런 저런 요인 때문에 ‘영성화’되었다는 것입니다. 구약(모세오경)에서 이야기하는 희년제도는 실제로 하라는 거였고, 그 제도들은 영적인, 종교적인 제도가 아니라 그 당시 주변 국가들도 이따금씩 사회 구제책으로 시행했던 제도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런 희년 제도가 흐지부지하게 된 건(영성화 된 건) 중간기의 사회 상황 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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