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도 한솔이가 추천해준 책.
기분전환 겸, 다른 이야기를 접할 겸 읽었다.
2004년에 일본인 정신과 의사가 쓴 책이다. 번역된 건 2006년.
들어가는 말
이 책은 단순한 성격장애 해설서가 아니다. 실제로 그러한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이나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을 경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다루었다. 이는 내가 많은 환자들을 접하고 살아오면서 내 인생에서 배운 것들이다. 따라서 이 책은 정신의학적인 관점에서 쓴 살아가는 기술에 관한 책이다. (p8-9)
1부 성격장애의 유형과 그 대처 방안
제1장 사랑을 갈구하는 사람들 - 경계성 성격장애
경계성 성격장애자는 부모한테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다른 성격장애에서도 마찬가지지만 경계성 성격장애에서 가장 두드러져 부모에게 강하게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들은 나이를 먹어서도 부모에게 계속 매달린다. 그 이유는 필요한 시기에 부모한테서 충분한 애정과 보호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p28)
사태의 심각성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핵가족 하, 지역사회의 해체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동거하는 조부모나 삼촌 등이 지나친 양육에 대해 제동을 걸 수 있었고 이웃의 이목도 무시할 수 없었다. 상당히 부담스럽기는 해도 이것이 일종의 감시 장치 역할을 한 것이다. 그래서 적어도 학대로 죽이는 비극은 드물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핵가족화는 일종의 밀실과도 같다. 이 밀실에는 부모와 자식 밖에 없기 때문에 아이의 운명은 오로지 부모 손에 달려 있다. 부모의 나쁜 영향으로부터 아이를 보호해 줄 사람이 거의 없어서 아이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만다. 부모가 어떤 의미에서 아이들한테는 독재자와도 같은 존재가 되고 만다.
부모라고 해서 반드시 정신적으로 안정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부모의 안달, 스트레스는 아이들한테 영향을 미친다. 이런 밀실에서의 제약된 환경은 지속적인 심리적 외상을 남기기 쉽다. 경계성 성격장애가 급증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할 수 있다. (p33)
→ 공동육아?! 가 필요한 이유.
자주 보이는 최악의 패턴은 처음에는 성격장애자의 이야기를 장시간에 걸쳐서 열심히 듣고 곤란한 점이 있으면 자기가 힘이 되겠다는 듯이 말하다가 환자의 의존성이 높아지거나 도움 요청이 잦아지면 녹초가 되어 외면하거나 포기하는 경우이다.
실제로 이런 상황이 종종 벌어진다. 장애의 특성을 잘 모르는 가족이나 친지들은 물론이고 전문가나 치료자나 정신과 의사조차도 이런 실수를 할 때가 많다. (p34)
경계성 성격장애자에게 한결같은 사람이 곁에 있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것이 구원으로 이끄는 가장 근본적이고도 중요한 방법이다. 전적으로 관여하기 전에 이런 관계를 5년이고 10년이고 지속할 수 있는 지를 자기 자신에게 지지하게 물을 필요가 있다. 안이한 친절이나 동정, 자기만족으로 접근하면 결국에는 상처를 주는 결과가 되고 만다.
실제로 경계성 성격장애가 치유된 경우를 살펴보면 변함없는 관계를 유지해 온 사람이 가까이에 있었다. 당사자 기분에 장단 맞추거나 갈팡질팡하지 않고 냉정한 눈으로 느긋하게 지켜주는 존재가 중요하다. 이런 경우의 외래 환자를 추적 조사해 보니 십 년쯤 지나자 약 과반수가 장애를 극복했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주위 사람이 환자에게 부화뇌동했다가 증상의 정도에 따라 태도가 자주 바뀐 경우에는 환자가 일시적으로 나아졌어도 나중에 그 증상이 다시 나타나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일관된 태도를 언제까지 유지하느냐가 치료의 관건이다. (p34-35)
→ 이렇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결혼을 하면, 배우자에게나 이 정도로 할 수 있을까? 누군가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대가 없이 이런 사람이 되어 준다는건 참 큰 사랑인 것 같다. 나의 능력이 그만큼 될까 싶어 두려운 일이기도 하고. 함께 사는거, 공동체로 사는건 이런게 아닐까. 힘들어도 좋은 길이고 힘들지만은 않은 길이기도 하고.
수용이나 공감을 할 때도 과도하게 반응하지 말고 묵묵히 수긍하며 듣는 것이 좋다. 이때 과민하고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반응하면 경계성 성격장애를 더욱 심화시켜 오히려 불안정해진다. 그리고 항상 현실적인 문제로 관점을 되돌리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이야기를 할 때도 현재와 미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원조자가 일관되게 대응해야만 당사자도 일관성을 회복할 수 있다.
기분이나 생각이 극단으로 치우치기 쉬워 완충지대가 없다는 것이 경계성 성격장애자의 특징이다. 완전하고 이상적이어야지 그렇지 못하면 최악이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즉, ‘모 아니면 도’의 사고방식이다. 이는 모든 성격장애의 공통적인 성향이기는 해도 경계성 성격장애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p39)
제2장 칭찬만 듣고 싶은 사람들 - 자기애성 성격장애
이런 유형은 대인관계에서 칭찬만 해 주는 사람들이나 현실적인 면에서 무능한 자기를 돌봐 주며 여러 가지 현실 문제를 자기 대신 처리해 줄 사람만을 찾는다. 전자의 경우에는 손님으로 대해 그들을 매료하지만, 후자의 경우처럼 의존 대상이 되면 자기의 하인이나 몸종 부리듯이 태도가 돌변한다. 어쨌든 전자든 후자든 간에 이용가치가 있을 때는 관계가 유지되지만 이용가치가 없어지면 휴지조각처럼 가차 없이 버린다. 자기애성 성격장애자가 생각하는 타인이란 특별한 존재인 자기를 위해 무조건적으로 봉사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p50)
자기애성 성격을 지닌 사람이 권력을 쥐게 되면 주변 사람은 괴로워진다. 자기에게 아부하지 않는 사람을 차갑게 무시하거나 괴롭히는 유치한 행동을 권력을 믿고 제 마음대로 해댄다.
자기애성 성격의 사람은 자신이 항상 정당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진지하게 자기반성을 하지 못한다. 명백하게 과오를 범했을 때조차도 사과는 말뿐이고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자기가 옳다고 여긴다. 따라서 기분 상하지 않게 충고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당사자를 위해서 충고라도 하면 비록 겉으로는 평온한 듯해도 마음속으로는 분노를 키우며 무슨 꼬투리가 없나를 살피다가 꼬투리를 발견하게 되면 분노를 폭발시킨다. (p61)
이런 특성으로 인해 자기애성 성격을 지닌 사람과 잘 지내기가 대단히 어렵다. 자기애성 성격을 지닌 사람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상반된 태도를 취한다. 잘 지내는 비결은 상대가 싫어하는 것은 일단 문제 삼지 않고 칭찬만 하는 것이다. 당사자가 원하는 대로 왕이나 뛰어난 천재처럼 대접해 준다.
이렇게 하면 자기애성 성격을 지닌 사람은 자신의 근사함을 알아주는 사람으로서 당신을 인정할 것이다. 당신이 멋진 자기를 비추며 칭찬하는 거울과도 같은 존재가 되면 당신 말은 차츰 특별한 무게를 지니게 된다. 당신이 간혹 그의 의지와 다소 다른 진언을 해도 그는 반발하지 않고 귀를 기울이게 될 것이다. 다만 자신은 위대하다는 그의 생각에 상처를 주지 않도록 항상 언행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자기애성 성격을 지닌 사람을 움직이는 효과적인 방법은 의무나 도리에 대해서 늘어놓기보다는 불안이나 질투심, 공명심을 자극하는 것이다. 자기애성 성격을 지닌 사람은 근본적으로 소심하고 질투심이 많아 남한테 지기 싫어해서 깊이 생각하고 행동하지 못하므로, 그런 행동이 불러올 불리한 사태를 주지시키거나 경쟁심을 부추기기만 해도 상당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p61-62)
자기애성 성격장애자는 자신감에 넘쳐 자기를 어필하는 데에는 뛰어나도 현실적인 문제를 처리하는 능력이 미숙하거나 나약할 때가 많다. 따라서 자기애성 성격장애자에게는 현실적인 문제를 처리해 줄 사람이 가까이에 있어야 한다. 우수한 매니저와도 같은 존재를 파트너로 맞이하면 자기애성 성격장애자는 비상한 능력을 발휘한다. 자기애성 성격을 지닌 사람 중 대성한 사람에게는 대체로 이와 같은 매니저 역할을 해 주는 사람이 있었다. (p62)
귀에 거슬리는 말을 해 주는 사람을 소중하게 여김으로써 자기애성 성격장애자는 자신의 결점을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다.
자기애성 성격장애자는 자신을 절대시한 나머지 세계를 보는 시야가 좁기 마련이다. 좁은 시야는 자신이 지닌 능력이나 재능을 녹슬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이 성격의 소유자가 크게 성장하려면 시야를 넓혀 자신이 전부라고 알고 있던 것 외에도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시시하게 여겼던 것에서도 배울 점이 많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p66)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극복하는 전형적인 과정으로, 남을 위한 헌신이나 사회적 활동을 통해서 자기애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나 보편적인 인류애나 신앙심으로 자기를 승화 발전시켜 나가는 것을 들 수 있다. (p70)
제3장 주인공이 되고 싶은 사람들 - 히스테리성 성격장애
히스테리성 성격장애자는 남들한테 매력적이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이성에게 더욱 공을 들인다. 이는 단지 유혹하기 위한 것에 불과해 사랑과는 거리가 멀다. 상대의 넋을 뺏고 마음을 뒤흔들어 멋진 하룻밤을 보내고 나면 이로써 쇼는 끝난다. 히스테리성 성격자는 언제나 남을 유혹해서 그 사람을 매료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머리에서 발끝까지 성적 매력을 풍긴다. 최고의 섹스 파트너가 최고의 배우자가 될지는 의문이지만, 히스테리성 성격장애자는 결혼을 살아가는 데 편리한 장치 정도로 여기기 때문에 집안 분위기는 냉랭하기만 하다. 언제까지 무대 위에서 살 수는없는데도 불구하고 이미 공연이 끝나 돌아가려는 손님을 붙잡으려고 한다. 결혼을 하기도 하지만 금세 잘못임을 깨닫는다. 이 유형은 새로운 관객을 끊임없이 매료해야 되고, 그것이 불가능해질 때는 완전히 기력을 잃고 만다. 성적으로 유혹할 수 없는 동성친구와의 관계는 그저 표면적일 때가 많다. (p76-77)
보통의 아이들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관계에서 성적인 느낌을 갖지 않는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부모가 단순히 부모로 여겨지지 않고 남자나 여자로 느껴지면 아이는 히스테리성 성격장애자가 되기 쉽다고 본다.
가장 흔한 경우가 부모의 불륜이나 이성 문제일 것이다.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사랑받기 위해 매달리는 상황은 아이를 성적 유혹자로 만들 위험성이 있다. (p86)
히스테리성 성격장애자를 대하는 데에는 대개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그 사람이 연기하는 가면, 거짓말을 관객으로서 칭찬하고 당사자가 기대하는 반응을 보이는 방법과 당사자의 가면이나 거짓말을 불쾌하게 여겨 그 사람을 멀리하는 방법이다. 가면이나 거짓말의 사기성과 허위를 폭로하려 들면 그 사람과는 당장 절교하게 되고 최악의 인간이라는 악평을 듣는다. 성격장애자의 말을 진실이라고 믿는 사람도 많으므로 거짓을 지적한 사람은 지독한 사람이 되고 만다. 성격장애자와 싸우면 의외로 상식적인 사람이 질 때가 많다. (p87)
히스테리성 성격장애자를 도우려 할 때 간혹 문제가 되는 것이 패닉장애나 여러 가지 심인성 신체 증상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이다. 히스테리성 성격장애자에게는 신체적으로 여러 증상들이 빈번하게 나타나기 쉽다.
두통, 현기증, 마비, 복통 같은 것에서부터 경련을 일으키거나 의식을 잃거나 걸을 수 없게 되는 등의 증상이다. 여러 검사를 해 보지만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이 특징인 신체형 증상 (과거에는 히스테리라고 불렀다)을 동반하기 쉽다.
주변 사람들은 이런 신체 증상에 놀라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으며 살아간다. 마음속으로는 당장 내뱉고 싶지만 그런 말을 하면 증상이 더욱 악화되므로 잠자코 있을 때가 많다.
신체로 나타나는 증상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의 대처 방안이 있다. 먼저 이런 증상들이 나타나는 것은 휴식이나 애정을 필요로 한다는 신호이므로 어찌 되었든 휴식을 취하게 한다. 그런 증상들이 실제 병이 아니고 기분의 문제일 뿐이라고 논리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금물이다. 이럴 때 중요한 것은 어리광을 부리거나 제멋대로 하게 내버려두지 말고 “상태가 좋지 않아 쉬고 있다”는 원칙을 지키게 하여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 있게 한다든지, 행동 반경에 제한을 두어 그 범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일이다. 이렇게 대처하면 신체적 증상이 자연히 사라질 때가 많다. 만약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 보호자는 당황하지 말고 당사자가 할 수 있는 한 스스로 대처하도록 훈련시키는 것이 악순환을 막는 데 중요하다. 예를 들어 과호흡 발작이 일어나면 스스로 종이봉지 호흡을 하도록 한다. 처음에는 당사자도 놀라 소동을 피우기 쉬우나 자기가 대처 방법을 익히게 되면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된다. 회사나 학교에 가지 못하면 그 처리도 당사자에게 맡기는 게 좋다.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회복의 출발이다.
신체형 증상이란 자신에게 관심을 집중시키려는 욕구가 이처럼 여러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런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당사자에게 맡기는 것이 효과적이다. (p90)
제4장 악을 삶의 보람으로 여기는 사람들 - 반사회성 성격장애
반사회성 성격장애자의 또 다른 주요 특징은 사회적 규범이나 통념을 경시하거나 때로는 적대시한다는 점이다. 법을 무시하는 데서 일종의 쾌감을 느끼고 그럼으로써 자신의 강함이나 존재감을 실감한다. 무법자적인 생활방식에 자만심을 느낄 때도 있고, 명확하게 사회에 대한 반항의식 없이 그저 내키는 대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거나 부당하게 남을 착취할 때도 있다. (p98-99)
→ 나도 이러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정해진 대로 하지 않고 거기서 뭔가 만족감을 느끼는 것 같은.
반사회성 성격장애자는 태어나서부터 줄곧 부정당한 인생을 살아온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므로 가능한 한 부정적인 대응을 피하는 것이 원칙이다. 불신하는 마음으로 대하면 상대도 이쪽을 불신하게 된다. 그러니 모든 선입견을 가능한 한 배제하고 중립적으로 대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렇기는 해도 이것이 말처럼 그리 간단하지는 않다. 반사회성 성격 장애자는 간혹 상대의 본심을 간파한 듯이, 아니면 시험이라도 하듯이 도발적인 언동을 보여 냉정을 잃게 만들거나 적의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반사회성 성격장애자에게는 일반인이 스트레스 상황으로 영기는 긴박한 상황이 오히려 유쾌하게 느껴지므로 일종의 기분전환을 위해 또는 엉망인 기분을 발산하기 위해 상대방에 개의치 않고 이런 언동을 할 때가 있다. 이는 도발임과 공시에 테스트이기도 하다. 이렇게 해 봄으로써 상대의 도량을 추정할 수 있다. 상대방이 여기에서 자존심에 상처를 받아 분통을 터뜨리며 감정적인 말로 대응하게 되면 그의 손에서 놀아나는게 된다. 이런 도발에 과잉 반응하는 사람은 그의 경멸의 대상이다.
도발에 대해 냉정함을 유지하는 것이 첫 번째 관문이다. 행동이나 말에 반응하지 말고 그 배후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무슨 일 있어요?”라는 한 마디로 분위기가 바뀔 때가 많다.
“별로”, “상관없잖아”라는 거부적인 말이 되돌아와도 아랑곳하지 않고 인내심을 갖고 계속 접근하다 보면 장애를 지닌 사람의 마음이 풀어지기 시작한다.
도발에 응하지 않음으로써 신뢰관계가 조금씩 구축된다. 그러려면 인내와 넓은 도량이 필요하다. (p102-103)
반사회성 성격장애자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나 자식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 반사회적인 생활방식에 의문을 품게 된다. 이는 남을 사랑하는 데에 눈떴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자기 자신이 법을 어기고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며 피를 묻히는 인생을 선택했을지라도 똑같은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 하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p108)
→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고 사랑하는 것이 모든 문제의 답일지도 모르겠다. 성경에서 이야기하는 사랑.. 공동체... 그게 뭔가 힘들고 어려운 일일 수 있지만, 그게 회복의 방편이 아닐까.
제5장 남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 - 망상성 성격장애
망상성 성격장애(편집성 성격장애라고도 함)를 가진 사람은 타인을 믿지 못한다. 이 유형은 친밀한 관계에서도 항상 배신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사로잡혀서 어느 정도 이상은 친밀해지지 못한다. 친해진다는 것이 그에게는 의심과 고통의 시작이기도 하다. 그는 친한 사람을 감시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혀 언제나 그 사람의 행동을 파악하려고 한다. 상대가 곤혹스러워하거나 관계를 끝내려고 하면 질투심이 한순간에 타오른다. (p111)
망상성 성격장애자의 또 다른 특징은 경직되어 있다는 것과 쉽게 상처 받는다는 데 있다.
이 유형에게는 표정, 태도, 사고방식에 특유한 경직성이 있다. 유연하지 못하고 농담도 잘 통하지 않는다. 하찮은 일에도 공격당했다고 간주하고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심한 분노를 느낀다. 현실과 동떨어진 자존심 때문에 정당한 지적을 받아도 무시당하고 바보 취급당했다며 마음 깊숙이 원한을 품는다. (p113-114)
망상형 성격장애자와 사귈 때 중요한 점은 너무 친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친해져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만 한다.
친해져 마음을 터놓기 시작하면 나중에 큰 재앙이 뒤따른다. 이 유형은 굉장히 활동적이라 의지가 되고, 처음에는 기꺼이 도와주므로 상대방이 자신도 모르게 기댈 때가 많다.
그러나 깊이 사귈수록 반대로 망상성 성격장애자가 상대에게 정신적으로 매달리기 시작한다. 그 자신이 너무나 고독하기 때문이다.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믿지 못하므로 중립적인 인물에 대해서는 오히려 마음을 허락하기도 한다. (p119)
망상성 성격장애의 밑바닥에는 아버지를 구하는 마음이 있다. 아버지는 강하고 흔들리지 않는 존재여야 한다. 환자의 변덕에 허둥대서는 절대로 안 된다. 의연한 태도로 위엄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사과를 할 때도 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당당한 태도로 성실하게 사과해야 한다.
도망치는 뒷모습을 보이면 위험하다. 환자를 실망시키는 태도는 오히려 환자를 흥분시키게 된다. (p122)
제6장 머리로 살아가는 사람들 - 분열형 성격장애
분열형 성격장애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머리로 살아간다는 것이다. 기묘하고 독창적인 사고나 직감이 생활이나 행동에 항상 영향을 미친다.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있는 것 같지만 머릿속의 사고는 놀랄정도로 활발해서 항상 머릿속에 자신과 이야기하고 있을 때가 많다. 이것은 혼잣말 또는 웃음으로 나오기도 한다. 사고나 직감이 굉장히 독특하기 때문에 비상식적으로 비쳐, 영문을 모르는 주변 사람들에게는 유별나 보이지만 사정을 알고 나면 나름대로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은 통념에서 벗어나도 개의치 않고 자기 스타일에 따라 자기중심적으로 살기도 한다. (p127-128)
제7장 친밀한 관계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 - 분열성 성격장애
늘 한결같다는 점도 이 유형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수도승적인 근면으로 무슨 일이라도 묵묵히 계속한다. 실제로 이 유형은 승려가 어울리고 이런 유형이 아니면 엄격한 수행생활을 할 수도 없다. 기분의 기복이 심하거나 변덕스럽지 않아 한결같은 생활을 십 년씩 계속 할 수도 있는, 일종의 재능을 지니고 있다. 그다지 역동적이지는 않아도 일을 꾸준히 하므로 신뢰를 얻어 축적된 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또 시대 흐름에 초연해질 수 있으므로 독특한 세계를 낳을 수도 있다.
양순한 평화주의자라 남의 험담도 하지 않아 마치 산소와도 같은 사람이다. 다만 부당하게 추궁당하면 뜻밖의 반격을 하기도 한다. 이럴 때는 물불을 가리지 않으므로 도가 지나치기 쉽다. (p142-143)
이 유형은 관계가 친밀해질수록 자기 세계가 침범당한 듯이 느끼기 때문에 연애가 진행될수록 오히려 냉담해진다. 연인이 단순한 관계로 만족할 수 있다면 두 사람의 관계는 오래도록 지속되지만 연인이 많은 것을 요구하거나 의지하려고 들면 이 사람은 굉장한 부담으로 느껴서 귀찮아 한다. (p145)
이런 유형을 무리하게 사교형으로 만들어 많은 시림들과 어울리게 하기 보다는 마음이 맞는 소수의 동호인과 긴밀한 관계를 맺도록 하는 것이 좋다. 세속적인 성공을 지향한다고 해도 버거워서 오래 견디지 못하니 이는 괴로운 생활을 강요하는 것이 되고 만다. 무엇보다도 자기 특성을 알고 거기에 맞는 생활방법이나 직업을 선택해야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고 성공하기도 한다.
자연 속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일, 예를 들자면 자연과학자, 조수, 농업이나 목축업, 임업, 동물사육사, 공원관리사무소・산림원 직원, 측량사, 산간 벽지의 의료진, 조림업자, 산지기 등등이 좋다.
이 밖에도 승려, 학자, 예술가와 같이 정신적인 세계를 추구하는 일에도 어울린다. 고독을 즐긴다는 점에서는 프로그래머, 설계사, 경비원, 트럭 운전수, 우편배달부 등도 괜찮다. (p147-148)
→ 나는 이런 성향인가?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혼자 있는게 좋기도 한데 그렇다고 혼자 있고 싶지는 않은데... 애매... 혼자 있는 걸 즐기진 않으나 혼자 있을 순 있다.. 정도!?
제8장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 - 회피성 성격장애
회피성 성격장애자들의 특징은 마음속으로는 사람들과 접촉하고 싶은데 자신이 없거나 사람들이 자기를 좋아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깊이 사귀지 못한다는 데 있다.
→ 정답..!!..;
그는 어머니의 칭찬을 들은 적이 없었다. 그의 어머니는 지나친 완벽주의자로 책임감이 강하고 무엇이든 해낼 자신감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가 자신의 실패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당연히 그런 어머니의 완벽주의와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p156)
회피성 성격장애를 예방하는 주요 핵심은 주체성과 기분을 존중해 주는 것이다. 당사자의 의지와 무관한 일을 시키거나 억압하다가 나중에는 “그것도 못해?”라고 질책하여 이중으로 부정하지 않는 것이다. 중증회피의 경우 과거의 추억을 회상할 때 자주 드는 비유가 마치 손발이 묶인 채 매일 물속에 처박힌 듯한 느낌이다. 비닐 테이프로 입이 틀어막혀 도움조차 요청할 수 없는 절박한 느낌일 때가 많다. 이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무기력하게 자신을 지탱해 왔기 때문이다. 도움을 요청할 자유도, 도망칠 자유도 없다는 느낌에서 꼼짝하지 못할 때는 이미 심하게 손상당한 것이 보편적이다. (p163)
회피의 문제에서 주의할 점은 한 번 회피를 시작하면 다른 것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 회피하기 쉽다는 사실이다. 난관에 봉착했을 때 자신을 잃고 상처받게 되면 뭐든지 회피하려고 든다. 이것이 자폐다.
따라서 움직일 수 없는 전반적인 회피가 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누군가와 잘되지 않았어도 다른 누군가에게는 받아들여지는 피난처를 발견할 수 있으면 되고, 또 뭔가를 실패했어도 다른 것은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어야 한다. 이런 식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주고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가르치는 여유 있는 시선이 당사자의 저력을 길러내고 강박감을 완화시켜 활기차게 만든다. (p166)
자폐는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환경이 주어졌을 때 비로소 생긴다는 점이다. 자폐는 어느 의미에서 그것을 허용하는 풍요의 부산물이기도 하다. 먹을 것도 돈도 없으면 태연하게 침잠할 수만은 없다. 역설적으로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아도 의식주 및 오락을 손쉽게 조달할 수 있는 현대는 자폐의 온상이라고 할 수 있다. (p172)
→ 혼자 있어도 모든 것이 해결되는...
제9장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사람들 - 의존성 성격장애
의존성 성격장애의 특징은 자기의 주체성이 없이 무엇이든 남에게 맡긴다는 데 있다. 의존성 성격장애자는 자기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별 것 아닌 일조차 부모나 파트너, 친구에게 의지한다. 또 혼자 있는 것을 잘 견디지 못해 항상 누군가가 곁에 있지 않으면 불안해지거나 공허하게 느껴서 자기를 다스리지 못한다. (p174)
의존성 성격 장애가 있는 사람이 의존에서 벗어나 자립한다는 것은 걷잡을 수 없는 불안, 죄악감, 상실감을 의미하기 때문에 큰 용기가 필요하다. (p183)
의존성 성격장애자는 남이 대신 판단하거나 대처해 주길 바란다. 하지만 이런 대리행위는 당사자 스스로 판단하거나 대처하는 능력을 점점 저하시켜 더욱더 의존하게 만드는 결과를 빚는다. 이런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을 때는 가능한 한 빨리, 실패해도 괜찮으니까 자기 스스로 판단하거나 대처하도록 독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당사자가 그럴 마음만 있다면 어떤 식으로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p184-185)
의존성 성격장애자는 자신도 모르게 자기 주장을 억제하기 일쑤이다. 자기 의견을 피력하거나 주장하지 못하고 오랫동안 살아와서 어느덧 자기주장을 할 능력 자체가 퇴화하고 말았거나 자신의 생각이나 기분 같은 것들이 흐릿하고 애매해졌을 때가 많다.
이렇게 되면 측근에 있는 사람이 시키는 대로 하면서 살아가게 되어 자기 인생일지라도 진정한 자기 삶이 되지 못한다. 평소에 자신의 기분을 말로 표현하는 습관을 들이자. “아무래도 상관없어”, “같은 걸로”, “당신이 정해”라는 태도는 그만두고 일일이 자기가 정말로 무얼 원하는지를 명확하게 파악해서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이래야만 인생의 중대사를 결정할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된다. (p188)
→ 선택! 결정!
제10장 지나치게 의무감이 강한 사람들 - 강박성 성격장애
언뜻 보아 전형적으로 선량해 보이는 이 유형도 도가 지나치면 자신도 모르게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 자신의 엄격한 기준을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하거나 요구한다. 다른 가치나 의미의 좋은 점을 잘 인정하지 못한다. 주변 사람들은 숨이 막혀 여유를 찾을 수 없게 된다. 때로는 융통성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보려 해도 찾아볼 수 없는 사람으로 비춰져 고립될 때도 있다.
또 이 유형은 대단한 노력가라서 노력하면 반드시 성과나 보답을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분발하는 데에 가장 큰 가치를 부여한다. 그래서 분발해도 성과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 놓이면 강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이 유형은 느긋하게 있지를 못하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한다. 하지만 무얼 하더라도 즐기지는 못한다.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대로 실행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믿고 있다. 그 어떤 즐거운 일도 계획의 실행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의무감과 도식이 앞선다. (p192-193)
→ 정답!
강박성 성격을 지닌 사람의 모든 행동은 즐거움보다도 의무 완수를 위해 이루어진다. 무엇을 하더라도 즐길 수가 없다. 또 사람은 노력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 자식이 게으르다고 야단은 잘 치지만 자식이 노력해도 그다지 칭찬해 주지 않는다. 그 사람의 아이는 그다지 즐겁지 못한 유년시절을 보내기 일쑤라서 사는 것을 고행이라고 인식하게 되어 더 이상은 괴롭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무기력해질 때가 많다. (p195)
강박성 성격장애자의 또 다른 특징은 버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물건 뿐만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 일이나 환경 같은 것을 포함해서 아무 것도 버리지 못한다. 무엇이든지 손에 쥐려고만 드는 심리의 배경에는 현상을 바꾸고 싶지 않다는 욕구가 있다. 강박성의 사람에게는 자기 주변의 물건, 사람, 환경이 자기의 일부처럼 여겨져 이것들을 잃는다는 것은 자기 자신의 일부를 잃는 것처럼 고통스럽다. (p195-196)
→ 상황이 바뀌면 진짜 이런 느낌이다. 나의 일부가 떨어져 나간 것 같은 기분? 새로운 학교에 간다거나, 신학기 때, 낯선 곳에 갔을 때 느끼는 기분.
이 유형과 잘 지내려면 책임의 범위나 역할 분담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질서에 집착하는 이 사람이 안심하고 자기 역할에 몰두할 수가 있어 통제욕구가 무제한으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p197)
→ 통제욕구.. 무한정인 것 같다. 뭔가 지위가 주어지고 책임이 부여될수록 신경쓰는 범위가 엄청 늘어나는 거 같다. 내가 해야하는 게 아디까지인지, 내가 할 수 있는게 어디까지인지 생각하자.
강박성 성격자는 책임감이 강한 데다가 모든 결과가 자기 노력에 달려 있다고 굳게 믿기 때문에 잘 되지 않으면 모든 책임이 자기에게 있다고 생각해서 자책하거나 과도하게 자기를 몰아세우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 그 결과라는 것이 여러 가지 우연적 요소와 사람들과의 연관성에 의해 생기는 것이라 자기가 의도한 바는 아닌 것이다. 과도한 자책은 객관적이지 못하고 옳지도 않다.
어차피 인간은 한정된 능력을 지닌 존재이고 과오를 범한다. 결과나 운명에 대해 전부 책임질 수는 없다. 실패를 통해 배워 가는 것이 생산적이고 지나치게 자책하는 것은 아무런 득도 되지 않는다.
이 유형은 그렇지 않아도 자신에게 책임을 지우기 때문에 더 이상 자책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노력해도 잘되지 않을 때도 있으므로 그럴 때는 포기해야 한다. 포기하면 어떻게든 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p199-200)
제2부 성격장애의 본질
제1장 성격장애란 무엇인가
우선 성격장애자의 특징은 ‘지나치게 자기에게 집착한다’는 것이다. 말로 표현하든 안 하든 간에 성격장애자는 자신에게 속박당해 있다. 이것이 이상적인 자신이든 열등감에 가득 찬 초라한 자신이든 간에 ‘자아’라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자기 자신에 관해서만 이야기하려는 사람이나 자신에 대해서는 남한테 절대로 털어놓지 못하는 사람 모두 자신에게 지나치게 집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다른 공통적인 특징은 ‘아주 상처받기 쉽다’는 점이다. 건전한 성격을 지닌 사람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한마디의 말이나 무심한 몸짓이 성격장애자에게는 깊은 상처를 남긴다. 가벼운 농담으로 한 말을 심한 모욕으로 받아들이거나 무의미한 기침 소리나 창문을 닫는 소리조차도 악의로 느껴져 상처를 받기도 한다.
이러한 두 가지의 특징은 현실적인 대인관계에서 중요한 공통점으로 나타난다. 즉 “대등하고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인간관계 구축의 장애”이다. 단순한 장애에 그치지 않고 종국에는 사랑하거나 신뢰하지 못하는 장애로까지 발전한다. 모든 유형의 성격장애는 사랑하는 데 서투르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사랑의 왜곡, 균형감을 잃은 사랑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을 괴롭게 만든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p207-208)
→ 특히 어른?과의 관계에서 대등하고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형성 못하는 것 같다. 조금이라도 나이가 많다거나 윗사람이라고 생각되면 의지하려고하고, 대등하다는 생각을 전혀하지 않는다. 반대로 어린 사람들에 대해서는 뭔가 내가 책임져야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하나하나 걸리지 않는게 없네.
이 책을 읽으면서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련 예화가 많이 나와서 그런 것 같다. 건강한 아빠가 되어.. 되어 가야지..
201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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