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이나 블로그에 올리는 긴 글들은 대개 미리 써두고 적어도 2~3일 동안 여러번 본 뒤에 (대체로) 정해둔 시간에 올립니다.
일부러 SNS에 올리기 위해 뭘 쓸까 고민하는건 아니고, 그냥 지내다가 떠오른 이런저런 생각을 메모해 두고있습니다. 특히 자기 전 시간이 피크타임.
그렇게 써둔 글들을 여러 번 보면서 아래 몇가지를 고려해 올릴지 말지를 결정합니다.
1. 다른 누군가에게 필요한 내용인가?
그냥 저만 알면 되는 이야기는 굳이 올릴 필요가 없으니..
그래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이야기를 올리고, 공유합니다.
글을 쓰는건 위험한 일이고 사생활 공개하는 건 더 위험한 일입니다. 나이가 들고 잃을게 많아질 수록 더더욱 그런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SNS를 하는 이유는 나눌 때 새로운 무언가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입니다.
(좀 거창하게 표현하자면 ^^;;)
낯선 것, 새로운 것과의 만남이 인류 발전의 원동력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정보 뿐 아니라, 제 생각을 남기곤합니다. 간접적으로 새로운 생각들이 확장되길 기대하며.
2. 자랑하려는 것 아닌가?
자랑하기 위해서 SNS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보는 공간이니 당연히 다른 사람을 의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자랑하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다양한 장점이 있고 그 장점이 어우러지는게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랑하는 것의 문제점보다는 공유의 장점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SNS를 안한다고 그 자랑이 어디 가는게 아닙니다. 자랑하지 않을, 자랑 듣지 않을 가장 좋은 방법은 산에 들어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생각하지만, 1번 질문과 함께 다시 생각해봅니다. 남한테 도움은 안되고 내 자랑만 하는 건 아닌지.
이 부분에 대해 고민하긴 하지만 애매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땐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에게도 도움이 되고 남에게도 도움이 되면 일석이조.
3. 오해의 소지는 없는가?
저는 이 질문이 제일 어렵습니다. 쓴 글을 볼 때마다 '오해의 소지'가 생깁니다. 내가 의도한 바와 다르게 읽힐 가능성. 이걸 스스로 판단하기가 쉽진 않지만 자꾸 읽어보면서 표현을 고치게 됩니다. 중의적인 표현 있거나 의도한 것과는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있으면 고칩니다. 너무 많은 주제를 다루려하면 한 주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글을 나눕니다. 제겐 제일 판단하기 어려운 과정입니다.
4. 다른 사람 이야기가 없는가?
다른 사람의 개인적인 이야기는 되도록 안쓰려고 합니다. 무관심해서 그런건 아니고^^;; 일단 올려도 될지 안될지 분별이 잘 안되고, 쓸 게 있으면 본인이 쓰면되지 않을까 싶어서.. 안쓰려고 합니다. 꼭 필요하면 익명 처리.
5. 다시 한 번, 꼭 필요한 내용인가?
올리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누군가가 10초, 30초, 1분, 5분을 들여서 읽을 필요가 있는 내용인가 생각해봅니다.
6.그래도 고민 될 때_
그냥 올립니다.
사실 SNS를 하는거 너무 귀찮습니다^^;;
하고 싶은게 많고, 해야한다고 생각하는게 많아서... 늘 바쁩니다^^;;
근데 그 와중에 페북에도 올리고 블로그에도 올리고 사진 편집도 하고 영상도 만들고 등등을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더 바쁜.
스트레스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하는 이유는
한 5년 전에 읽은 '컬처메이킹'이라는 책 때문입니다. 이 책은 문화의 개념에 대해 풀어 쓴 책인데요, 책을 읽으며 문화, 정확히 말하면 인간의 생활양식을 공유하는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밥을 먹는 방식, 고속도로에 신호등이 없는 것, 신호등 색이 초록색인것, 이런 저런 우리 삶을 둘러싼 모든 것이 문화이고 하늘에서 뚝 떨어진게 아니라 인간이 소통하며 만들어낸 것입니다. 결국 문화는 만들어지고 또 사라지기도 하는거죠. 근데 문화 그 자체는 없어지지 않습니다. 밥 먹는 방식은 바뀌지만 밥 먹는 것 자체는 없어지지 않는거죠.
이 때문에 문화는 공백인 상태로 있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문화를 둘러싼 갈등이 생깁니다. 이 때 A라는 문화를 없애기 위해서는 A를 공격하는 것 보다 B라는 문화를 만들어 대체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결국 책은 대안문화를 만들라고 합니다 Culture Making.
저는 대안, 다른 이야기를 통해 기존의 문화를 대체하려고, 자꾸 다른 이야기를 생산하려고 그래서 다른 가치관, 다른 삶의 양식, 다른 문화, 다른 세상을 만들어가려고 이러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다 맞고 옳은건 아닙니다. 그런데 그 비판도 또 하나의 문화가 되는겁니다. 그렇게 더 나아지는거라 생각합니다.
결국 그 책.. 그 2만원도 안되는 그 책 때문에 이러고 있습니다.
쓰고 보니 참 피곤하게.. 사네요..^^;..
'독서,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략적 편지쓰기 (2017.2.25.) (0) | 2017.02.27 |
---|---|
간결한 소통의 기술 브리프 (2017.2.25.) (0) | 2017.02.26 |
취재수첩보다 생생한 신문기사 쓰기 (2017.1.9.-23.) (0) | 2017.01.25 |
메모의 기술 (2016.11.1.) (0) | 2016.11.17 |
대통령 보고서 (2012.7.24.~25.) (0) | 2016.08.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