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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글쓰기

서울대 인문학 글쓰기 강의 (2012.1.22.~24.)

 

 



제목만 보고 글쓰기에 관한 책이 아닐까 싶어서 샀는데 서론에서 단박에 이 책은 그런 책이 아니라고 말한다. 

인터넷으로 책을 살 때의 문제점. 순간 책 뒷 표지에 있는 가격을 보게 되었다. 14500. 


이 책은 글쓰기 강의에 대한 책이다. 근데 재밌을 것 같다. 

이 강의는 얼마나 좋길래 책으로까지 나올까? 강의를 책으로 쓰면 어떤 내용이 나올까? 궁금하기도 하고.



1장 글 놀이판의 큰 그림


2장 글 놀이판에 중요한 것
사람, 관심, 솔직함, 성실함, 오프라인과 온라인 강의실. 


3장 우리의 글 놀이판에 없는 것

글쓰기에 대한 정보, 주제에 관련된 정보는 학생들 개인이 충분히 찾아낼 수 있다. 하지만 함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경험은 혼자서는 불가능하다. 인문학 글쓰기 강좌의 수업 시간은 바로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함께'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려는 것이다(P70)

1,2,3장을 읽으면서 글쓴이의 선택과 판단이 지금 대학생들에게 적절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정원이 25명이라는 것과 절대평가라는 외적 상황의 덕분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교수 일방의 강의가 아니라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준 것, 글을 쓸 때 형식과 내용을 자유롭게 해준 것 등 학생들이 이 이야기를 들을 때 마음이 열릴 만한 구조, 시스템을 마련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20대, 대학생들이 바라는 것 또 필요한 것이 이런 것이 아닐까. 비단 대학교 수업 뿐 아니라 사회 모든 영역에서 군대에서, ivf에서 20대를 움직이게 하려면, 그들을 써먹으려면 이런 `자율', `자발', `자유', `스스로'에 대한 마인드가 필요한 것 같다. 그나저나 군대에 가면 이런 생각을 유지할 수 있을까? 여러모로 군대 부적격자인데 왜 신검 때 가치관 검사는 안하는지 모르겠네.
  

4장 상세그림 1 나를 소개하는 글

답글은 수정 제안에 그치지 않는다. 글쓴이가 던진 소재나 주제에 대해 독자들이 자기 생각을 쓰는 공간이기도 하다.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다. 아버지의 죽음을 다룬 글을 읽은 학생들은 자기가 경험한 죽음과 상실의 이야기를 답글에 담는다. 친구 관계 고민을 털어놓은 글이었다면 다른 학생들이 너도나도 친구에 대한 고민을 털어 놓는다. 글쓴이가 좋아하고 아끼는 시 한편을 소개한 글을 썼다면 답글을 쓰는 학생들도 각자 좋아하는 시구를 달아놓는다. 글은 혼자서 쓰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이야기, 더 깊은 소통으로 이어지는 출입문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을 확인하는 순간이다.(P104-105)


나를 소개하는 글. 나라면 어떻게 쓸까? 학교 다니면서 이런 글을 쓴 적이 몇번 있었던 것 같다. 1학년 때 사회과학 글쓰기 시간에, 4학년 때 환경법 시간에. 그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지. 나를 소개하는 글을 온라인 게시판에 올리고 그 글을 25명이 보며 댓글을 다는 방식이 참 마음에 들었다. 어디가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인생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을까?
요즘, ivf에서의 활동이 끝나고 새삼 느끼는거지만 인터넷을 통해 글을 쓰고 댓글을 달면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내용을 읽으면서, 댓글을 다는 문화를 보면서 앞으로 ㅊㅈ가 쓴 글에 성의껏 댓글을 달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글 올릴 때도 조금 더 다듬어서 올리고. 김준이랑 하는 책나눔도 그렇게 글쓰기 방식으로 할까 싶기도 하고. 

근데 이쯤 오니 이런 생각도 든다. 이분 교회다니는 사람 아닐까? 교회와 같이 여러 사람이 모이고 여러 사람을 상대할 수 있는 공동체에 속해보지 않았다면 이런 마인드를 가지기 쉽지 않을텐데, 교회 말고 이런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어떤 다른 루트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5장 상세그림 2 감상 에세이 

6장 상세그림 3 주제 에세이

5,6장을 읽으면서 이분 참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글을 읽으면서 때 묻지 않은 사람 이야기, 세상 이야기 들을 수 있어서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도 또 하나의 에세이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자기가 경험한 것, 자기가 생각하는 것,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것, 자기가 관심 있는 것을 소재로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는 글.


7장 글 놀이판이 내게 가르쳐준 것

모든 글은 귀하다
쓰기와 읽기라는 아름다운 행동
삶은 역시 감동적이다
내 폭 좁은 인생
선생 역시 학생이다


8장 학생들의 글

다 읽고 나서 책을 덮고 보니 뒷 표지에 `서울대 학생들은 글쓰기를 어떻게 배우는가?'라고 적혀있는 걸 보고 `아. 이 사람들 서울대 학생이구나' 싶다. 사는 이야기가 별반 다르지 않다. 재밌고 신기하고 바쁘고 슬프고 짠하고.. 그렇네. 근데 이분 진짜 한학기, 매 수업시간이 재밌겠다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니.. 이 수업을 듣는 학생들도 평생 기억에 남는 시간들이 되지 않을까 싶은..


읽으면서 사라가 떠올랐다. 
정확히 말하면 서문을 읽으면서 사라가 떠올랐다. 
음 이건 왠지 나보다 사라에게 필요한 책인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글을 많이 읽고, 글을 잘 쓰고 가르치는 것도 잘하는.. 
이 책은 사라 줘야겠다_ㅎㅎ 
언제 어디서 무엇을 누구에게 가르칠지 모르겠지만.. 
부디 훌륭한 선생님이 되시길..^^,,

2012.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