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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지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 (2010.12.15~26.)

 

서문
감사의 글
여는 글 / 이제 서로를 향해 의지를 돌리자

1부 영적 공동체에 대한 사고방식
1. 제발, 쉽게 되리라고 기대하지 말라
2. 쉬운 일은 아니지만 가치 있는 일이다
3. 영적 공동체란 무엇인가?
4. 아만도와 같은 사람
5. 영적이지 않은 공동체
6. 영적이지 않은 공동체는 왜 영적이지 못한가?

2부 갈등을 이해하는 방식
7. 두 개의 방
8. 지하실은 존재한다
9. 지하실의 가구들
10. 다락방은 반드시 존재한다
11. 다락방의 가구들

3부 이 세상에서의 관계방식
12. 서로를 향해 우리의 영혼을 돌리자 / 세 가지 기초적인 확신
13. 영적 공동체로 가는 길을 걷는 사람들
14. 통제관리자인가, 신비주의자인가? / 공동체의 신비
15.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
16. 들어가라, 보라, 만지라 / 영적 공동체의 발달방식
17. 영적 공동체 되어가기

미주

 

[10-11 Bible and Life Conference Report]

 

2010년 가을, 그리고 겨울

 

경북대 ivf 3년차 한형빈

 

‘지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을 읽으며 지난 학기를 돌아보게 되었다. 원래 이맘때 쯤 지난학기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나의 모습을 보게 되었고 자희와 재웅이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요즘 상태에 대한 직면, 앞으로 이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학기 동안 이런 저런 ‘일’을 하며,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며, 소그룹에 있으면서 정작 변해야 하는 것은 사람이고, 또 내가 정말 원하는 것도 안전한 공동체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 책에서도 영적 공동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하나님 안에서 자신을 오픈하고, 수용받고, 수용하며 그 가운데 희망을 바라보며 한 사람 안에 있는 하나님의 모습을 바라보며 분별하며 그렇게 살아가는 그 과정 가운데 성장하는 그런 공동체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공동체 너무나 속하고 싶은 곳이고, 너무나 이루고 싶은 곳이다.

이런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나에게 필요한 것은 나의 연약함을 더 드러내는 것이다. 글을 읽으며 소그룹 안에서 나의 연약함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것, 감추려는 것을 볼 때 내가 이 아이들과 정말 공동체가 되고 싶은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BLC 소그룹에서는 그러지 말아야지, 나의 연약함을 드러내며 그 가운데 참 공동체를 누리고 싶다.

나에게 생명이란, 죽음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되었다. 나에게 힘든 것이면, 나에게 견디기 힘든 것이면 다 죽음일까? 이번학기 들어서 쉽게 포기해버리고, 쉽게 놓아버리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교회에서의 삶이 그랬고,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서도 그랬던 것 같다. 이것들이 이번학기 나의 역량을 넘어선다고 판단했던 것들인데 하나님을 믿는 믿음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그 과정 가운데 성장을 기대하며, 그 과정 자체를 즐겨야겠다. 그 가운데도 여전히 하나님은 살아계시며 나를 지키심을 믿으며, 나를 보호하려는, 나의 안전을 챙기려는 시도들에서 돌이켜야겠다.

나의 지하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자기중심적인 모습들 너무나 많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 누군가에게 기억되고 싶은 마음들. “우리는 부유한 아버지의 식탁에서 먹는 것을 거절하고, 그 대신 거리로 달려나가, 처음에는 구걸하다가, 점차로 요구하게 되고, 결국은 누군가의 음식을 훔치는 자녀와 같다.” 이 글이 너무 와닿았는데, 나는 누구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가를 돌아보게 되었다. 나를 온전히 채울 수 있는 분은 하나님인데 나는 나에게 잘 해 줄 수 있는 그 어떤 사람만을 찾았던 것 같다. 또한 무엇이 옳은가, 무엇이 그른가에 대한 판단을 많이 했었다. 이 책에서는 선악을 분별하려는 것이라고 말하는데, 아. 이것이 아담과 하와의 원죄와 다를 바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음으로 선악을 판단하려했던 그들의 죄와 나의 이런 모습이 다를 바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얼마나 하나님을 의지하고 있는가에 대해 돌아보았고 내가 그렇지 않기에 얼마나 조급해져 있는가에 대해서도 보았다. 아이들을 통제하려고 한 것 아닌가, 아이들을 어떤 방법과 틀 속에 가둬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노력보다 내가 생각하기에 옳은 것을 강요하지 않았나 돌아보게 되었다. 올바르게 할 것은 많이 이야기 했지만, 그만큼 함께하려고 했던가 돌아보았다. 성장은 신비이고, 성장하는게 이상한 건데, 나는 자희와 재웅이에게 당연한 이야기, 마땅한 이야기만 한 채 그만한 간절함과 소망은 없없던 것 같다. 조급함만 있었지 하나님은 없었던 것 같다. 그렇기에 자꾸 나의 연약함에 얽매이고 나의 부족함에 아파하며 지냈던 게 아닐까.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임을 기억한다면 그럴 필요가 없었을텐데. 참 아이들에게 미안하네. 내가 깨어있어서, 하나님으로부터 흘러나오는 그 풍성함만 나눠줘도 충분한 것을 괜히 이것저것 덧 붙이려다가 폐만 끼친 것 같다. 이번 blc를 보내며 나의 어떠함을 신뢰하지 말고, 상황의 어떤함을 신뢰하지 말고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해야겠다. 하나님이 그 누구보다 아이들을 사랑하시니.

영적인 공동체는 그 존재 자체가 기적이고, 하나님의 은혜이다. 그리고 이것만이 이 시대의 대안인 것 같다. 예전부터 공동체가 대안이라는 생각은 많이 했고, 사회적으로도 그런 움직임을 보며 ‘아 이거다’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정말 필요한건 단순히 생활을 함께하는 정도가 아니라 삶을 나누고, 서로를 나누며, 그 가운데 그리스도를 발견하며 알아가는 공동체인 것 같다. 앞으로 어디에서 살아가든 이런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고 싶다. 이런 공동체가 진짜 교회이고 진짜 가정이고 진짜 일터가 아닐까. 그 곳이 하나님 나라가 아닐까. 그 삶을 준비해가는, 그 공동체를 이루어 가는 실험해보는 BLC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런 2010년 그리고 2011년 겨울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