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날: 2014.9.15.-19.
정리한 날: 2014.10.22.
이 책은 국회 인턴을 알아보는 중에 읽었던 책에서 발견한 책이다. 책을 통해 소개받은 책이랄까. 저자는 20여년 간 국회에서 보좌진으로 근무해온 사람이다. 2008년에 처음 쓰여졌고 이 책은 개정증보판이다.
제1장 국회에는 300개 회사가 있다
1장에서는 국회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있다.
국회에서 일하는 것의 장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첫 번째 장점으로 다양한 양질의 자료를 구할 수 있다는 것.
행정부에서 제출하거나 가져주는 자료는 구하기 쉽지 않다는 특성 외에 ‘결과’ 성격의 자료라는 또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연구로 말하면 오랜 시간 동안 진행된 연구성과를 한꺼번에 모은 ‘축적물’과 같다는 것이다 거기다 가장 ‘최신 버전’이다. 따라서 보좌진 가운데 누군가가 어떤 분야를 연구하겠다고 작심하고 자료를 요구하면, 외부에서 도서관을 전전하며 자료를 찾아 논문을 쓰는 것보다 시간과 노력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기고문과 연구논문, 더 나아가 학위논문까지 마음만 먹는다면 국회에서 근무하는 보좌진은 밖에 있는 사람들에 비해 훨씬 적은 노력과 시간으로 더 훌륭한 노력과 시간으로 더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다. 또한 마음먹기에 따라 몇 년 간 한 주제 또는 한 분야만 연구한다면 오래지 않아 ’전문가’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p26)
두 번째 장점은 우월적 지위를 통해 중앙부처 고위 공무원들과 거리낌 없이 전화통화하며 인맥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단점도 있는데, 우선 조직 내에서 성장하는 것에 한계가 있고 조직적 업무 노하우를 배우는데 한계가 있다. 또한 보좌진들이 열심히 해서 생산해 낸 결과물이 의원의 이름으로 알려지기 때문에 개인의 성과물이 남지 않는다.
국회는 의원에 의해 임명되고 면직된다. 따라서 국회의원의 생각과 판단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정책업무를 보좌하는 동시에 개인 비서의 성격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평일 주말 공휴일 할 것 없이 24시간 얽매여 있다고 봐야 한다.
보좌진 인원이 소수라서 각 의원실마다 다양한 형태로 근무를 한다. 이름만 올려두고 실제 근무는 지역구에서 한다던가, 일은 시키지 않고 월급 받는?용으로 고용한다거나. 사무실의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직원 1명, 운전하는 직원 1명을 제외하면 2~3명이 글을 쓰고 자료를 찾고 법을 만드는 등의 의정활동을 한다. 또한 국회 의원은 대개 2년에 한 번씩 소관 상임위를 바꾸기 때문에 보좌진도 덩달아 다양한 분야를 섭렵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한 분야에 대한 전문성보다는 다양한 부분에 대한 순간적인 순발력이 필요할 때가 많다.
‘글쓰기’ 능력이 보좌진으로 근무하는 데 더 큰 도움이 되고 또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이다. 보좌진이 담당하는 업무의 대부분은 글쓰기를 필요로 하는데 따라 보좌진이면 누구나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인 능력이기 때문이다.(p61)
국회의원이 된 사람은 뭔가 남과 다른 한 가지 특징이 있다고 얘기한다. 똑똑하든, 부지런하든, 대인관계가 좋든, 돈이 많든, 성격이 좋든, 하다못해 오지랖이 넓든 그 한 가지 남과 다른 차이가 의원이 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동한 것이다. 따라서 자리를 이동하다보면 이처럼 서로 다른 의원의 특성을 경험할 수 있는 경우에 따라 그런 의원들을 인생의 선배나 ‘멘토’로 삼을 수도 있다. (p76)
보좌진의 장점은 젊은 날 ‘국정운영’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회가 아니면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어디서 이처럼 한 나라의 국정현장을 지켜보고 체험할 수 있단 말인가?
우선 행정부의 작동 메커니즘이나 사무처리를 간접 경험할 수 있다. 이는 일상적 삶을 살면서 생기는 관(管)과의 어려움을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한다. 또한 정보의 바다에서 행정부와 산하단체를 대상으로 갑(甲)의 지위를 누려보는 것도 누구나 쉽게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법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또 일반인들의 일상적인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보고 배울 수 있다. 특히 ’입법’은 단순한 문제제기를 뛰어넘어 구체적 해결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법의 현실적 힘을 체득할 수 있다. 300조가 넘는 한 해 나라 살림이 어떻게 편성되고 어떤 심사과정을 거쳐 실제 집행되는지도 보좌진이 아니면 결코 배울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다. (p77)
제2장 국회 보좌진,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2장에서는 국회 보좌진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한다. 국회의원 1인당 7명의 보좌진이 주어진다. 4급 2명, 5급 2명, 6·7·9급 각 1명씩이다. 여기에 인턴 2명까지 추가로 고용할 수 있다.
2100명의 보좌진이 담당하는 업무는 크게 국회 고유 업무와 선거 등 지역관련 업무로 나뉜다. 먼저 선거 및 지역과 관련해 보좌진이 담당하는 업무를 살펴보면, 선거기획부터 공약개발, 홍보물제작, 그리고 지역관리 등이다 그러나 이 또한 어디까지나 크게 분류했을 때 나눌 수 있는 범주일 뿐 실제로 선거운동 하나만을 대상으로 보좌진이 담당하는 업무를 자세히 적어보면 유세문 작성, 후보 일정 기한, 각종 언론 인터뷰 응대, 여론조사 실시와 전화홍보문안 작성, 전화홍보요원 교육, 선거관리위원회와 관련된 행정업무, 선거차량과 동영상 등으로 대표되는 선거용품 제작 및 구매, 상대후보의 비위 사실에 대한 고소 고발장 작성, 현수막 문안 작성 및 제작 당 공천과 관련한 후보등록 서류 준비, 선거법 숙지 및 당원 교육, 투개표 참관인 준비 및 교육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SNS의 발달로 문자발송과 트위터 등의 업무까지 추가됐다 지역구 관리와 관련해서는 지역 특성 이해, 각 동별 민원 해결, 지역주민들의 국회 견학 안내, 의정보고서 제작 및 발송, 연하장 제작 및 발송, 지역의 중요한 행사 챙기기 및 축사와 격려사 작성, 지역주민의 개별 민원 해결 등이다. (p100)
국회 고유 업무와 관련해서는 가장 대표적인 게 상임위원회와 국정감사 및 예·결산심사 그리고 인사청문회 등의 질의서 작성, 대정부질문 원고 작성, 법안 검토 및 제·개정안 입안과 제안설명서 작성, 이상과 관련된 보도자료 작성 및 중앙과 지방의 기자 관리 등이다. (p101)
정책자료집 발간은 공청회와는 별도로 의원실의 연구성과물 같은 의미를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각 의원실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몇 권의 정책자료집을 발간한다. 경우에 따라 정책자료집 자체를 질의 자료로 활용하는 의원실도 있으나 대부분은 국정감사를 대비한 참고자료 정도로 제작한다. 이와 관련, 국정감사를 모니터 하는 시민단체가 정책자료집 발간 여부를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 잣대로 삼으면서 이제 정책자료집 발간은 모든 의원실에서 의무적으로 만들어야 할 과제가 됐다. (p103)
실제로 비서관이 담당하는 일이나 인턴이 담당하는 일에는 큰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비중과 부담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국정감사를 예로 들어 설명하면, 국토해양부와 같이 일도 많고 부담도 크며 중요한 기관은 보좌관이 담당하고, 주택공사나 도로공사처럼 산하단체 가운데 덩치가 크고 상대적으로 중요한 기관은 비서관이 맡으며, 이보다 중요도가 떨어지는 교통공단이나 공항공단 같은 작은 기관은 비서와 인턴이 나눠 담당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p108)
보좌관이라는 자리가 주는 강점 가운데는 국정에 대한 폭넓은 학습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다. 소관 부처의 업무는 물론이고, 대정부질문, 예·결산 심사 등을 통하여 국정 전반에 대해 꼼꼼히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대단히 소중한 기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보좌관은 직업 특성상 각계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관계, 정계, 학계, 시민사회 등 전문가와 활동가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이런 사람들과의 지속적이고 폭넓은 교류를 통하여 양질의 지식과 정보를 접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국회 일원으로서의 입장과 시각을 이들에게 전달할 수도 있다.
이런 점들 때문에 그 어떤 사람들보다도 보좌관은 ‘숲’을 바라보는 안목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작금의 지식·정보 시대에 스페셜리스트도 필요하지만, 제너럴리스트의 존재 역시 중요하다는 점에서 보좌관의 역할이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다. 특히 거버넌스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점에서는 더 더욱 그렇다. (p138-139)
새롭게 입문하는 보좌관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원대한 목표를 세우라는 것이다. 각자 처한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겠지만, 가급적이면 정치적 포부를 갖고 보좌관 활동을 한다면 동기 부여도 되고 자신의 인생 로드맵이 선명하게 그려질 수 있을 것이다. 그 어떤 길이든 한국정치의 동량이라는 자부심을 끝까지 견지하기를 바란다. (p140)
제3장 어떻게 하면 국회 보좌진이 될 수 있나?
3장에서는 보좌진이 되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동기부여. 어떤 동기로 보좌진에 지원하는지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보좌진이라면 너나 할 것 없이 사명감을 갖고 봉사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국정의 한 부분에 참여해 작게나마 기여하는 보람 하나로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앞서 설명한, 즉 보좌진 근무를 어렵게 만드는 여러 가지 요인들을 이겨내는 데 힘이 든다. (p146)
다음의 뭔가를 위한 ‘전단계’로서의 보좌진이 아니라고 한다면, 결국은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잘 모르는 것이거나 혹은 인생을 멀리 에둘러 가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건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그만큼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의미한다. (p150-151)
보좌진을 채용하는데는 국회 게시판에 공고를 내는 방법이 있고 주변의 추천을 받아 뽑는 경우가 있다. 추천을 받아 뽑는 경우는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다고 한다.
의원실이 인터넷을 통한 공개채용 대신 사적으로 추천 혹은 소개받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첫째, 서류정형을 생략할 수 있다. 인터넷에 모집공고를 낼 경우 줄잡아 100여장 안팎의 이력서가 들어온다. 이 가운데 5~10명 내외의 면접 대상자를 선별하는 것도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둘째 면접의 부담을 덜 수 있다. 의원실의 경우, 기업처럼 면접을 주관하는 인사팀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 결원이 생길 때마다 수시로 보충하는 식으로 인사가 이뤄지다보니 즉자적인 경우가 많다. 이 말은 결국 인재 선발과 관련해 의원실이 전문성이나 노하우를 충분히 갖고 있지 못하다는 걸 의미한다.
셋째, 무엇보다 사람 됨됨이는 물론 능력에 대해서도 검증을 거쳤다는 것이다. 너나 할 것 없이 좋은 인재를 쓰려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의원실에 꼭 맞는 훌륭한 인재를 구한다는 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이겠는가? 흔히 인사 담당자들이 “사람은 많지만 쓸 만 한 사람이 없다”고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사정을 대변하는 것이다. 그런데 누군가를 추천 혹은 소개하는 것은 의원실이 필요로 하는 능력을 갖고 있으며 사람 또한 쓸만하다는 걸 의미한다. 특히 누군가가 데리고 써본 사람을 추천받는 것보다 더 좋고 확실한 인재 선발 방법도 많지 않을 것이다. 바로 이런 점들 때문에 추천과 소개를 통해 보좌진을 충원하는 의원실도 일부 존재한다. (p156)
국회 인턴은 SNS를 비롯한 온라인 상에서의 활동에 능해야한다.
글쓴이가 보좌진으로 첫발을 내딛었던 1995년과 달리 최근 들어서는 홈페이지 관리를 비롯해 트위터와 같은 SNS 등이 보좌진 업무영역으로 새롭게 추가되면서 관련한 인력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의원실은 홈페이지로 대표되는 사이버 업무를 전담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직원을 별도로 선발하고 있다.
이 경우 자격요건은 엑셀이나 파워포인트, 그래픽 관련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사용해야 하는 것은 물론 홈페이지 관리를 위한 포토샵, 디지털 카메라 촬영, UCC 제작 가능자, 더 나아가 웹진 편집 능력 등이다.
사이버 업무는 그 특성상 20대 젊은층이 전문가일 수밖에 없고, 그래서 그것이 갖는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담당자의 신분은 대개 ‘인턴’인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대부분의 의원실은 사이버 업무를 맡기기 위해 인턴을 별도로 뽑는다는 것이다. (p164)
보좌진은 높은 수준의 글쓰기 능력이 필요한데 따라서 선발 시에도 글쓰기 능력을 평가하는 자기소개서가 중요하다.
보좌진 선발과 관련해 의원실에서 요구하는 서류는 크게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두 가지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책제안서’라는 이름의 ‘소논문’을 요구하기도 하는데, 글 솜씨나 글의 논리적 전개 등을 살피기 위해서인 경우가 많다. 이는 보좌진의 주요업무이자 기본이 바로 글쓰기인 것과 밀접히 관련돼 있다. 의원실에서 제출을 요구하지 않았더라도 보좌진이 주로 담당하는 업무와 관련한 ‘커리어 포트폴리오’가 있다면 제출하는 것도 무방하다. (p165)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뒤, 국정감사나 대선 전후에 보좌진의 자리 이동이 많이 있다.
각 의원실에서 보좌진 구인이 가장 많은 때는 바로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4~5월이다. 국회의원 임기 4년 중 가장 큰 구인 구직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공천을 받지 못했거나 낙선한 의원을 대신해 새롭게 국회에 등원한 의원이 경력을 갖춘 보좌진을 뽑기 때문이다. 이 밖에 새롭게 국회가 시작된 해의 첫 번째 국정감사를 전후로 보좌진 구인과 관련해 두 번째로 큰 시장이 선다. 예를 들면 2008년 가을, 2012년 가을 등이다. 이때가 바로 새롭게 국회에 등원한 초선의원들이 논공행상 차원에서 데리고 온 지역 출신 보좌진으로는 도저히 경험 많은 보좌진을 당해낼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시기이다. 그래서 논공행상에 의해 국회에 입성한 보좌진을 ‘고향 앞으로’ 시키고 국회 경험자 중심으로 새롭게 보좌진을 구성하는 것이다.
간혹 총선 후 7~8월의 원구성에 따른 상임위원회 배정을 염두에 두고 보좌관 혹은 비서관 자리 1~2석을 비워두는 의원도 있다. 한편 2012년 12월처럼 대통령선거가 예정돼 있는 경우에는 이를 전후해 또 한 번 보좌진 모집이 이루어진다. 보좌진이 선거 전에 유력 후보의 대선 캠프로 이동하거나 선거 후 승리한 측 보좌진이 대거 청와대로 들어가기 때문이다(p165)
보좌진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나이에 적합한 직위에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회에서는 ‘나이’가 생각보다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보좌진은 ‘시험’이라는, 즉 누구나 승복할 수 있는 절차를 통해 직급을 부여받은 것이 아닌 데 따라 결국 나이가 차선책으로 부여받은 직급의 정당성을 인정해 주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승진 또한 일반 공무원과 같이 시험이나 교육, 연수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여기서도 ‘나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대두한다. 그래서 자신의 나이에 걸맞는 직급에 결원이 생기지 않는 한 능력이 있더라도 인턴에서 바로 보좌진으로 채용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p169)
만약 인턴을 하고 있는 와중에 다른 의원실에서 자기 나이에 맞는 보좌진을 뽑는다는 공고가 나오면 이에 응시하고 채용과정을 거쳐 보좌진이 될 수 있다. 특히 근무하던 의원실에서 능력을 인정받을 경우 훨씬 더 수월하게 선발과정을 통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좌진 채용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서류전형과 짧은 면접만으로는 개인에 대해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국회 취업에서는 데리고 써 본 보좌관의 추천만큼 큰 힘을 발휘하는 것도 많지 않다. (p170)
국회 인턴으로 근무하다가 정식 보좌진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업무 노하우를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평소 자신의 경험과 그런 가운데 이룩한 성과물이나 실적 등을 스스로 평가해 자료로 만들어둔다면 구직을 위한 자리이동 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사소한 실적이라도 꼼꼼히 챙겨 DB화하고 이를 위해 틈틈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갱신해야 한다. 특히 실적은 계량화해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성과물을 만들어내기까지의 과정에서 얻은 교훈이나 과제 등도 함께 정리하면 취업에 도움이 된다. (p171)
어떤 의원실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보좌진의 생활이 다르다. 여당인지 야당인지에 따라 다른점은 다음과 같다.
여당은 대통령 이하 행정부를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힘’을 갖고 있다. 그러다보니 야당에 비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더 많다. 외국 출장 기회도 더 많이 주어지고 방문단 대표도 대부분 여당이 맡는다. 과거에는 여당의 경우 지구다 조직부장 등을 비롯한 당직자 임금까지 지원됐다. 야당의원으로서는 꿈 같은 얘기다.
현실적 힘을 갖고 있기 때문에 피감기관이나 행정부처도 여당 눈치를 보고 여당 의원들을 더 신경 쓴다. 자연 여당 의원실은 민원도 쉽게 해결된다. 지역관련 예산 배정에도 여·야간에는 차이가 있다. 후원금 또한 힘 있는 여당에게로 더 많이 몰리는 것이 세상 이치다. 모든 정책이 당정협의를 통해 추진되고 걸러지기 때문에 정보에 더 쉽게 또 더 빨리 접근할 수 있다. 지역과 관련해 필요한 민원이나 정책도 이 과정에서 수용·해결되기도 한다. 이는 자연 정보에 대한 접근성은 높아지면서도 보좌진이 담당해야 할 부담이나 역할은 줄어든다는 걸 의미한다. (p174-175)
초선인지3선 이상의 다선 의원인지에 따라 보좌진이 할 역할도 조금 다르다.
‘중진’이라고 하는 3선 이상의 경우, 정무역할이 더 중요시 되는데 따라 상임위원회와 국정감사 등 정책적 업무의 부담이 줄어든다. ‘정책적 실무’보다는 ‘의전’이 더 중요시 되는 것이다. 따라서 실무력을 배우고 익히는 데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 하지만 계속해서 중진 의원실에서만 근무하면 상관없지만, 만약 ‘자리이동’에 따라 초선 의원실로 옮길 경우 실무력 부진으로 어려움에 봉착할 수도 있다. 특히 숙련도가 높고 업무에 능숙한 사장이라야 직원들 손에 놀아나지 않고 제대로 일을 시킬 수 있는 것처럼, 보좌관 또한 본인이 실무를 줄줄이 꾀고 있을 때 비로소 후배들을 제대로 부릴 수 있다는 건 변함없는 사실이다. 이런점에서 국회에 첫 발을 내딛는 보좌진 입장에서 여당의 다선 의원실은 일정한 한계가 있다. (p176)
어떤 상임위에 속하는가에 따라 보좌진의 역할도 달라진다. 보통 보좌진의 경우 전문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초보 보좌진의 경우 전문지식보다는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국회 경험이 많지 않은 초보자의 경우에는 전공 및 관련 지식이 생각만큼 국정감사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국정감사는 무엇보다 먼저 문제점을 파헤쳐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어떻게 자료를 요구하고 질의서와 보도자료는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국정감사는 문제점을 파헤치고 이를 언론에 보도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가방끈’ 긴 사람들이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토론회나 세미나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글쓴이가 제아무리 박사라고 하더라도 국정감사와 관련해서는 절대 경험 많은 보좌진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다분히 토론이나 보고서 작성 같은 지식적 측면이, 문제를 파헤치는 감사와는 본질적으로 별개의 영역인 것에 기인하고 있다. (p177-178)
지원하는 국회의원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도 필요하다.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 어떤 직업군에 속했는지, 그 직종은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경험과 지식, 특히 자기가 주로 활동하고 일을 배운 것에 기초해 사고하고 움직이는 특성을 갖고 있다. 그러다보니 자료 정리나 일처리, 보좌진의 근무태도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경험에 의거해 판단하고 더 나아가 그에 따라주길 바라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국회 내 300개 회사가 일처리 방식부터 보좌진의 임무에 이르기까지 각기 서로 다른 차이를 갖고 있는 것도 바로 이에 연유한 것이다. 다시 말해 외부적으로는 의원 개개인의 특성으로 표현되는 것이 실은 어떤 직업을 갖고 있었는지 또 무엇을 배웠고 어떻게 일해왔는지, 주로 어떤 일을 담당했는지를 의미하는 것이라 하겠다. (p179-180)
사람을 부릴 줄 알고 베푸는 측면에서는 경제계가 가장 좋다.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아무래도 없으면 없는 사람에 비해 더 잘 베푼다. 또 사람을 고용해 돈을 벌어 본 사람은 어떻게 사람을 부려야 하는지, 또 언제 베풀어야 하는지를 알고 있어 함께 일하면서 사람 관리나 경제적 마인드도 배울 수 있다. (p180)
교수 출신들은 나름대로 원칙과 고집이 강하다. 자신의 제자들을 보좌진으로 데려오기도 해 경우에 따라 의원과 보좌진이기보다는 교수와 조교 같은 관계가 형성되기도 한다. 행정 관료 출신들은 자신들이 하던 일을 거꾸로 감시한다는 점에서 다른 어느 직업군보다 빠른 업무파악을 자랑한다. 단, 주어진 틀에 얽매이고 의전을 중시한다. 말 그대로 관료적인 측면도 강하다. (p180)
일을 배우기에는 초선에 야당에 지역구 의원실이 최고다. 의욕이 넘치는 초선인 상황에서 책임질 일 없이 정부를 비판할 수 있는 야당에 국정감사와 예·결산심사는 물론 ‘지역’까지 챙겨야 하는 지역구 출신이라면 자연 많은 일을 하려고 할 것이고 일도 많이 벌릴 것이니만큼 좌충우돌하며 고생은 하겠지만, 그런 가운데 자연스럽게 일을 배울 수 있는 것이다. (p184-185)
인생설계를 어떻게 갖고 있느냐에 따라 의원실 선택은 많이 달라진다. 가령 보좌진으로 10년 이상 근무하려는 인생설계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일이 많은 의원실에 지원하는 게 좋다. 힘들더라도 일을 제대로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무 것도 모르는 초창기에 일을 제대로 배워야지 나중에 국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고 난 뒤에는 힘들여 일을 배우는 게 쉽지 않다. (p188)
보좌진이 되기 위해 미리 갖추면 좋을 경험은 다음과 같다.
선거 경험
선거와 관련한 경험이나 경력은 여러 가지가 있다. 과거 선거를 치러본 경험부터 여론조사나 선거 캠페인과 같은 강좌를 수강했거나 관련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것, 선거기획을 할 수 있는 능력, 복잡한 선거회계를 담당할 수 있는 것, 심지어 지역관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p193)
인쇄물 제작
의정보고서 외에도 ‘정기국회 활동 보고서’와 같은 이름으로 질의서와 피감기관의 답변을 함께 묶은 책자, 공청회나 세미나 자료집, 연하장과 각종 초청장, 행사 안내문과 포스터, 정책자료집 등이 의원실에서 제작하는 인쇄물들이다. 따라서 각 의원실은 잡지나 신문을 편집했거나 제작해 본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 (p194-195)
법학 전공
다른 것은 그만두고라도 일반인에게 법은 용어부터 아주 낯설다. 내용은 말할 것도 없다. 그 덕분에 법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좀 더 쉽게 그리고 좀 더 빨리 국회업무에 적응한다. 사법시험을 준비했거나 대학원 이상 법학 전공자들은 자신의 이런 강점을 적극 알릴 필요가 있다. (p195)
이력서를 작성할 때는 경력 기간을 명확하게 밝히고 오자에 유의하는 것이 좋다. 자기소개서는 남과의 차별성을 보여주는데 주력해야 한다. 이력서에 기록한 사항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스펙을 엮어서 스토리로 풀어 내야 한다.
직무와 관련해 자신만이 갖고 있는 강점을 학교생활과 사회경력 그리고 성격과 연관지어 차별성을 보이는 게 좋다. 이밖에 스스로를 선험적으로 규정하는 표현은 삼가는 게 좋다. 예를 들면 ‘준비된 인재’, ‘팔방미인’과 같은 표현들이다. 이는 팩트와 스토리를 엮어 자기소개서를 보는 인사담당자로 하여금 그렇게 느끼게 만들어야지 정작 내용 없이 스스로를 단정적으로 그렇게 표현하지 말라는 것이다. 팩트와 스토리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지 못한 채 스스로를 포장한 규정만 있는 자기소개서는 과장이나 비약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한다. (p202)
또한 직무에 필요한 능력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자신이 그 일에 적임자임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무조건 열심히 하겠다”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 어떤 일을 어떻게 할 것이며, 또 이를 위해 어떤 능력과 경력을 겸비하고 있다고 서술해야 비로소 설득력을 갖는다. 요컨대 스스로를 채용담당자라 생각하고 자신의 소개서를 읽은 뒤 정말 만나보고 싶은 흥미로운 인물로 묘사됐는지를 판단해보라는 것이다. (p206)
직무에 대한 이해만으로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여기에는 장기적인 인생 계획이 추가돼야 한다. 다시 말해 현재 자신의 위치와 담당할 업무, 장기적으로 가야할 길 등 이 세 가지가 서로 부합해야 남과 다른 차별성을 가질 수 있다. (p206)
참고로 자신의 인생설계와 연관된 ‘활동계획서’, 다시 말해 올해에는 어떤 업무를 할 것이고, 1년 뒤에는 어떤 일을 어떻게 하며 이를 위한 준비는 어떤 어떤 것들이고, 직업의 목표는 무엇이며 나아가 이런 계획과 성과를 바탕으로 10년 뒤에는 어떤 인생을 살 것이라는 것을 설명하는 활동계획서를 제출한다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인생설계를 반영한 활동계획서는 지원자가 얼만큼 보좌진에 대해 고민하고 준비했는지를 알려주는 ‘바로미터’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p206-207)
면접
자신을 말로 소개할 수 있는 내용을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지원동기에 대해 준비하고 해당 의원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 것이 좋다.
기획력은 책을 읽는 것을 통해 길러진다.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많이 읽는 편이지만 분야와 상관없이 끌리는 책이 있으면 찾아 읽는다.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많은 보좌진이 나와 똑같은 경험을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 없는 시간을 쪼개서 책을 읽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근성을 갖고 독서할 것을 권한다. (p222)
제4장 어떻게 일 해야 하나?
업무를 시작하기에 앞서 의원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얻어두는 것이 좋다.
‘의정보고서’, 언론에 보도된 의정활동을 정리한 ‘스크랩북’과 ‘보도자료’, 의원 본인의 ‘저서’등은 사무실과 의원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되는 자료들이다. (p232)
의원의 홈페이지를 섭렵하면 업무 이해에 큰 도움이 된다. 아울러 의원의 선거 인쇄물과 공약들도 챙겨야 한다. 여기에 지역 관련 자료들, 인구가 얼마나 되고 유권자는 몇 명이며 지난 선거 결과는 어떠했고, 관내 학교는 몇 개이며 등등과 같은 기본적인 개황, 그리고 지역 지도 등을 챙겨두고 틈틈이 읽어본다면 지역구에 대한 이해도 높일 수 있다. 사족일 수 있겠지만 하나 더 추가한다면 국회의원 선거사무소(과거 지구당)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현황, 즉 직위부터 나이와 이름 등을 챙겨둔다면 어느 날 갑자기 국회의원 선거사무소에서 전화가 걸려오더라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다. (p234)
국회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국회법’이나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을 숙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국회는 출근과 동시에 실무가 기다리는 곳이다.
국회는 출근 첫날부터 바로 처리해야 할 실무만 기다리고 있다 국회에 대해 아는 것이 많든 적든 혹은 과거에 경험이 있든 없든 그건 중요치 않다. 보좌진으로 취업하기 전 국회 밖에서의 생활까지가 모두 수습기간이다. 그리고 채용된 그날부터 바로 실무를 담당하는 익숙한 일꾼이 돼야 한다. 그리하여 자기가 잘 아는 주제든 아니면 평소 전혀 관심조차 두지 않았던 주제이든 상관 없이 과제가 주어지면 그날로 기고문을 쓰거나 토론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p238)
보좌진은 일속에서 스스로 해결 방법을 찾아내고 노하우를 구축해야 하며, 특히 이 같은 강점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유리한 직업이다. 업무를 위한 시스템이 부재하고 조직적 노하우가 축적·공유되지 않는 속에서 오로지 기댈 건 선후와 단계를 찾아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개개인의 역량밖에 없기 때문이다. (p239)
이런 상황과 여건 속에서 군생활을 한 것 같다. 맨땅에 헤딩했던 경험들을 이야기로 풀어 적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국회에서의 글쓰기는 논문을 쓰는 것과는 다르다. 오히려 기사를 쓰는 것과 유사한 면이 있다.
자신의 주장과 다른 사람의 말을 인용했는지를 구분할 필요없이 단지 주제에 맞게 서술하다가 마지막 부분에 가서 주장하는 내용대로 글을 몰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객관성을 담보해야 하는 학위눈문과는 애초부터 큰 차이가 존재한다. 특히 여당의 입장에서는 질문에 답변할 기관장이 ‘아얏’ 소리도 낼 수 없을 정도로 잘못된 정책이나 사례들을 지시하며 구석으로 몰아간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질의서라 할 수 있다. (p240-241)
질의서를 쓰는데서 보좌진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능력은 바로 ‘순발력’과 ‘감각’이다. 아케데미즘의 학습과 연구, 그리고 관련분야에 대한 전문성보다는 짧은 순간 문제점을 파악해 지적할 수 있는 저널리즘적 감각이 더 중요하고 필요한 능력인 것이다.
글쓴이가 처음 국회에 발을 내딛었던 1995년만 하더라도 박사는 고사하고 석사학위 이상 소지자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18년이 지난 요즘에는 업무보조자의 성격을 띤 인턴조차 대부분 석사학위 이상 소유자다. 더욱이 요즘 보좌진 선발 조건에 대학원 이상은 기본이 됐다. 그러다보니 가방 끈 긴 사람들이 아주 많다. 그러나 이들이 앞서 적시한 대로 학교에서 논문 쓰듯 질의서를 썼다가는 종내 국회를 떠나야 한다. (p241)
대학원생 보다 나은점을 어필 할 수 있어야겠다. 군생활을 하면서 행정 경험을 쌓은 것. 독서량, 일하는 능력, SNS 활용 능력과 영상제작 능력, 사진촬영, 사진편집 기술이 있다고 생각은 한다. 그런데 객관적으로 어필 할 수 있는 이력이 없다. 스팩이 전무.
‘감각’에 이어 ‘순발력’은 보좌진의 가치를 한껏 높여주는 요소이다. 순발력은 보좌진 업무 전반에서 요구된다. 예컨대 국회의원이 오전에 뭔가 지시하면, 그것이 잘 모르고 있던 것이든 혹은 평소 처리하던 업무와 관련이 없던 것이든 늦어도 다음날에는 완성해야 하는 곳이 바로 국회다. 내일 TV 심야토론 출연이 오늘 아침에 섭외되는 곳 또한 국회다. 그것도 평소 내가 전혀 알지 못하던 주제로 말이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어떻게든 토론문이나 발제문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 보좌진에게 주어진 역할이다. (p251)
순발력과 감각으로 버틴 뒤 시간 갖고 공부해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 만약 이 순서가 뒤바뀐다면, 책상이 치워지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p252)
‘업무편람’과 ‘규정집’같은 자료들을 읽어보면 업무에 대해 빨리 파악할 수 있다. (p268)
상임위원회 회의장이나 국정감사장 뒤편에 마련된 보좌진 좌석에 앉아 회의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는 것도 업무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법을 공부하면서 ‘강제규정’을 따로 정리해 두면 국정감사 때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시 말해 강제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현황과 관련한 자료를 요구하면 되는데, 법 위반사항이나 미준수는 피감기관 입장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가장 아픈 지적 가운데 하나이다. (p275)
인터넷 기사 대신 종이 신문을 읽는 것도 언론에 대한 감각을 키울 수 있어 보좌관 업무에 도움이 된다.
신문의 기사배치는 오랜 경험에 의거한 편집자의 눈, 즉 기사를 고르는 기준이나 감각을 보여준다. 보좌진 입장에서 이는 자연 언론사나 기자가 어떤 내용의 기사를 선호하며 또 어떤 것에 비중이나 가치를 두는지 알려주는 ‘바로미터’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만약 누군가 하나의 보도자료를 보고 그것이 보도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거나 더 나아가 보도된다면 얼마의 비중, 즉 몇 단 크기로 신문에 실릴 것인지를 정확히 짐작할 수 있다면, 아마도 그는 이 능력 하나만으로도 여러 의원의 스카우트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능력은 절로 키워지지 않는다. 보좌진을 오래 했다고 자연 체득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인터넷 대신 종이신문을 통해 미일 기사를 읽으면서 뉴스의 중요도나 가치에 따른 신문 편집을 관심 있게 지켜볼 때 비로소 가질 수 있는 것이다. (p282-283)
보좌진은 이런 상황을 감안해 정치부 뿐만 아니라 해당부처 출입기자에게도 보도자료를 보내야 한다. 환경노동위원회에 소속된 의원실이라면, 국회에 상주하고 있는 정치부는 물론 환경부와 노동부 출입기자에게도 보도자료를 배포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환경부와 노동부는 모두 사회면 소속이라 설혹 정치면에서 빠지더라도 사회면에 실릴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특히 보도자료의 내용이 복잡하고 어려울수록 정치부 대신 해당 부처의 출입기자를 상대로 보도자료를 배포해야 한다. 아무래도 해당부처 출입기자가 정치부기자보다는 관련분야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p284)
민원에 대한 결과를 지역주민에게 직접 알리기보다는 ‘제3자’를 이용하면, 표를 깎지 않으면서도 민원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방식은 이렇다. 병원 원무과장과 통화해 지역 민원의 사정을 설명한 뒤, 번거롭지만 자기 대신 민원인에게 전화해달라고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병실을 구하지 못했다는 똑 같은 결과에도 불구하고 민원인의 반응은 완전히 달라진다. 보좌진이 아무리 애썼다고 설명해봐야 민원인은 그걸 귀담아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우선 진짜 노력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무과장이 직접 전화해 “의원실의 보좌관에게 부탁 받고 백방으로 알아봤지만, 지금은 청와대에서 직접 부탁해도 병실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 죄송하게 됐다”고 말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왜냐하면 후자의 방식으로 결과를 통고하면 우선 민원인은 의원실에서 정말 병실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구나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것과 함께 병원의 원무과장이 직접 전화해 청와대 운운하며 죄송하다고 하니, 이만하면 허위의식을 충분히 만족시켜주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p308)
보좌진의 업무 중에 민원을 처리하는 것도 있다. 이런 저런 민원상황에 대해 어떻게 처리할 지를 물어올 수도 있겠다. 그 전에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를 통해 민원 처리 능력도 있다는 걸 보여줘야겠다. 어떤 게 있을까.
보좌진은 자기 자리를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지금 누리는 ‘갑’의 위치가 계속 될 수 있다거나 그게 바로 자신의 힘이라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행정부에 자료를 요구하고 민원 해결을 부탁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의원을 대신해서이며 의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보좌진이 아닌 ‘자연인’으로 생각해봐라. 그러면 어떤 행정부 공무원이 자료요구에 응할 것이며, 민원 해결에 협조하겠는가? ‘보좌진’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기 때문에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p316-317)
보좌진은 매사에 최선을 다해야한다.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2시간짜리 토론회 하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준비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주제 선정부터 발제자와 토론자 선정, 초청장 제작 및 발송, 장소 섭외, 포스터와 현수막 제작, 자료집 발간, 지역주민 동원과 이를 위한 차량 대여와 음식물 준비, 의전, 방명록 준비, 음료수 준비 등 그야말로 부지기수다. 단 2시간의 행사를 무리없이 치르기 위해서는 이처럼 그 10배 이상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행사를 끝냈다고 모든 게 다 마무리 되는 건 아니다. 행사 끝나고 나면 뒷마무리, 즉 감사 인사부터 수입 지출 정리까지의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감사 문안 작성해 인쇄 후 초청장을 발송했던 대상에게 참석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우편물을 발송해야 한다. 명함과 방명록은 물론 화환을 보내 준 사람들에게 대해서도 따로 정리해둬야 한다. 행사 비용은 총 정리한 뒤 사무처에 제출해 영수증 처리까지 마쳐야 비로소 모든 것이 끝난다. (p328)
간단한 신문 기사 하나를 복사하라고 시켜도 ‘차별적 능력’을 보여주는 사람이 있다. 일견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은 신문 복사와 관련해서도 이를 처리하는 유형은 크게 5가지로 구분된다. 우선 복사와 같은 세칭 ‘잡일’을 시키면 투덜거리는 유형이다. 몸짓으로 항의를 표시해 재차 일 시키기가 부담스럽고 이런 사람은 가만둬도 스스로 그만둔다. 두 번째는 신문을 있는 그대로 복사하는 사람이다. 이는 다른 기사가 함께 복사되더라도 괘념치 않는 것이다. 세 번째는 주변 기사는 가리고 원하는 기사만 깨끗하게 복사하는 것이다. 네 번째는 신문의 제호와 날짜까지 복사해 기사 밑에다 붙이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한 장 더 복사해 이걸 왜 복사하라고 했는지,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물어보는 사람이다. (p329)
제5장 보좌진 자기계발, 어떻게 할 것인가?
보좌진은 누구나 입법과정과 절차를 훤히 꿰고 있는 것은 물론 법의 제·개정 작업을 추진한 데 따른 입법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지금 당장이라도 ‘입법컨설팅’ 사업을 할 수 있다. 국회 퇴직 보좌관들을 중심으로 입법컨설팅 업체를 만들어 덤프연대와 같은 어려운 사람들의 입법을 도와줄 수 있는 것이다.
평소 국회가 멀게만 느껴지고 또 입법과정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힘들고 어려운 것이겠지만, 국회 보좌진 출신에게 개정안을 만드는 것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 법안이 상임위원회에 회부될 수 있도록 국회의원 동의서명 10개 받는 것도 현직에 있는 선후배 동료 보좌진의 도움으로 금방 해결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입법컨설팅’ 사업은 그 필요성과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입법 경험을 갖고 있는 보좌진 외에는 다른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는 분야이다. 한마디로 ‘진입장벽’이 대단히 높은 사업이라 경쟁이 거의 없는 ‘블루오션’이라는 것이다. (p411)
초보자라면 부족한 부분을 좀 더 보강하는 방향으로 투자하고, 경력자라면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고 또 잘하는 분야에 더 투자해야 한다. 어차피 누구나 모든 일을 다 잘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건 걔에게 물어보면 돼”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곧 자신의 ‘브랜드’다. (p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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